올해 59살의 김영진(가명)씨는 은행의 부지점장으로 집 안의 든든한 가장이었다. 98년 IMF를 맞아 명예퇴직을 당하고, 무모하게 도전했던 사업에 실패해 1억 원의 빚을 진 채 현재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은퇴 후의 계획을 세우지 않았던 탓이 크다.
김 씨와 같은 사례는 우리나라에 무수히 많다. 서울의 한 직업전문학교에서는 퇴직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 교육이 한창이다.
이 곳에 다니고 있는 김종석 씨는 한 때 중견 건설회사의 이사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하지만 회사의 부도로 56세에 퇴직한 뒤 아내는 식당일을, 아이는 아르바이트를 하며 어렵게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
그 역시 직업을 갖고 싶어 30여 곳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나이가 많고 기술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히 입사에 실패했다.
또 다른 퇴직자는 퇴직 후 생계를 위해 경비원 등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 봤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아 일찍 그만두게 됐다. 무기력증에 빠진 그는 술로 마음을 달래다 결국 알콜 중독증에 걸리게 됐다.
이처럼 이른 퇴직으로 불안한 은퇴 후 생활을 하게 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79세지만,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로 큰 불균형을 이룬다. 많은 이들이 은퇴 후의 길어진 노후에 대한 부담감을 안게 됐다. '은퇴 증후군'이 대한민국 은퇴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SBS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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