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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총각 울린 '사이버 남자 꽃뱀' 집행유예형

모델행세 사기행각 들통 보호 관찰·사회봉사 명령

인터넷에서 자신을 미모의 모델인 것처럼 속여 40대 농촌총각에게서 거액을 뜯어낸 30대 남자가 집행유예형을 선고받았다.

전주지법 등에 따르면 문모(35) 씨는 2006년 10월 전북 전주 외곽에서 과수원 일을 하는 농촌총각 A(40)씨를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처음 만났다.

여자 아이디와 별명으로 접속해 남자를 찾던 문 씨는 인터넷에서 구한 모델 사진을 보여주며 "서울에서 모델 일을 하고 있다"고 속여 A씨에게 접근했다.

거의 매일 밤 채팅을 하며 밀어를 속삭인 두 사람은 금세 '사이버 연인' 관계로 발전해 결혼까지 약속했다.

문씨가 본격적인 사기 행각을 벌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5월께.

문씨는 "아버지가 폐암에 걸려 치료비가 필요하다. 모델 계약금이 나오면 바로 갚겠다"며 A씨에게 1천만 원을 빌렸고 "수술을 했는데 합병증으로 치료를 더 해야 한다"며 네 차례에 걸쳐 3천900만 원을 더 뜯어냈다.

2년 동안 교제하면서 한번도 만나지 않은 것은 물론 전화번호조차 알려주지 않은 문 씨는 이 돈을 자신의 '진짜 애인' 계좌로 송금받았다.

문 씨는 돈을 뜯어낸 뒤 지난해 10월부터 매일 만나던 대화방에서 자취를 감췄고 A씨에게 받은 돈은 모두 주식투자로 날렸다.

문 씨는 '모델 일이 바쁘다', '다른 약속이 있다' 등의 핑계로 A씨의 만나자는 요구를 번번이 거부했고, 결국 이를 수상히 여긴 A씨가 문 씨를 사기 혐의로 고소해 경찰에 덜미가 잡혔다.

경찰 관계자는 "두 사람은 알게 된 지 3년 만에 경찰 대질조사에서 처음 만났다"며 "순진하고 혼기가 꽉 찬 농촌총각의 분한 마음은 헤아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지법 형사1단독 진현민 판사는 24일 불구속 기소된 문씨에 대해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전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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