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 성사단계로 다다른 북.미대화 흐름에 '서해교전'이라는 변수가 돌출, 걸림돌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미국 정부의 북.미대화 결정이 임박한 미묘한 시기에 남과 북이 서해상에서 교전한 물리적 충돌사태가 빚어진 탓이다.
현재로서는 이번 사태가 북.미대화에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끼칠지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우리 정부는 일단 신중한 스탠스다. 북.미대화 개최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워온 북핵 당국자들은 한결같이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판단이 안 선다"며 '로 키'(Low Key)를 유지하고 있다.
북핵문제에 정통한 정부의 한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사태의 여파가) 어느 정도 인지 파악이 덜 돼있고 몹시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북핵 대화국면에 부정적 영향을 주지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지만 외교가에서는 과거 전례나 교전사태라는 사안의 성격을 감안할 때 북.미간 대화국면에 차질을 빚을 개연성은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특히 제2차 핵위기가 조성됐던 2002년 북.미대화 추진 상황과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대두된다.
당시 미국 부시 행정부는 그해 6월말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차관보를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평양으로 보내 양자대화를 한다는 방침을 굳혔다가 6월 30일 2차 서해교전이 발생하면서 7월3일 이를 공식 철회한 바 있다. 북.미대화가 재개된 것은 그로부터 석달이 지난 10월 2일이다.
여기에 군사적 충돌 양상을 빚은 사안의 성격상 대화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소지가 있다는 분석도 없지 않다.
이번 양자대화는 대화와 협상을 중시하는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에서 출발하고 있지만 북한의 평화공세와 그에 따른 유화적 분위기 조성이 보다 결정적 동인으로 작용했다는 측면에서다.
정부의 핵심당국자는 "(서해교전과 북.미대화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게 합당할 것으로 본다"며 "다만 어느 정도의 사안인지 가늠해서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일차적으로 주목되는 변수는 북한의 행보다. 남측은 사상자가 나오지 않았지만 북측에서 일정한 사상자가 나오고 피해규모가 큰 것으로 확인될 경우 북한의 '후속대응' 방향에 따라 한반도 정세의 긴장지수를 높이는 새로운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이날 한나라당 긴급 최고위원회에 참석, "현재 (북한군의) 특별한 추가적인 움직임이 안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외교가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변수는 북한이 일정한 '의도성'을 갖고 도발했을 경우다. 실제로 미국의 북.미대화 결정을 앞두고 대화의 방향과 의제설정에 대한 일정한 불만을 표출하는 차원에서 '절제된' 형태의 해상도발을 감행했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향후 북핵 사태의 전개방향과 관련해 가장 주목되는 것은 북.미대화의 결정적 키를 쥔 미국 정부의 반응이다.
미국이 이번 사태를 '우발적 사안'으로 규정할 경우 대화 자체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가능성이 높지만 만일 중대한 도발카드로 성격을 규정한다면 북.미대화 흐름에 전반적인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외교가에서는 현시점에서 미국이 '판'을 깨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해 보인다. 이번 사태에 따른 사상자나 피해규모가 크지 않은데다 모처럼 조성된 북.미대화의 분위기를 깨뜨리고 상황을 다시 경색국면으로 되돌릴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한국 등 관련국들의 반응 여하에 따라 미국 정부로서는 북.미대화의 시기를 다소 조절하는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은 대두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서해교전, 북·미 대화에 영향줄까?
미·북 반응 주목…정부 '신중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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