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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오 전 회장 극단적 선택 배경은?

4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박용오 전 두산그룹 회장(72.현 성지건설 회장)의 사인이 자살로 유력하게 추정되면서 그가 극단적 선택을 했던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날 현재 박 전 회장의 사인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경찰은 그의 목에 끈 자국이 있고 숨진 자리에 넥타이가 발견된 점, 유서가 발견된 점 등을 근거로 고인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전 회장이 자살을 택한 것이라면 최근 매우 악화된 회사 사정과 순탄치 못한 가정사, 극심했던 두산가(家) 내부의 갈등으로 인해 겪은 심적 스트레스가 그 배경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1996-1998년 두산그룹 회장을 지냈던 박 전 회장은 2005년 동생인 박용성씨가 두산그룹 회장으로 추대되자 이른바 `형제의 난'을 일으키면서 두산가에서 제명됐다.

당시 박 전 회장은 박용성 그룹 회장이 20년간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개인적으로 착복했다는 주장을 담은 투서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이른바 `두산 비리'에 대한 수사를 촉발시켰다.

검찰은 이 투서를 수사 단서로 삼았지만 오너 일가 전반의 비리를 캐내는 쪽으로 수사를 확대했고 박 전 회장 역시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가 밝혀져 200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80억원을 확정받았다.

동생인 박용성ㆍ용만씨와 달리 특별사면에서도 제외됐던 박 전 회장은 쓸쓸히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형제들간의 반목 속에서 불거진 비리 사건으로 명예와 지위를 모두 잃은 점을 감안할 때 `형제의 난'은 해묵은 사안이 됐을지라도 박 전 회장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겼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박 전 회장은 중견건설사인 성지건설을 인수해 2년7개월만에 사실상 경영활동을 재개했다.

하지만 성지건설 경영 상태도 최근 들어 어려움에 빠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지건설은 부동산 경기침체의 여파로 영업실적이 악화되고 차입금이 대폭 늘어나면서 경영상 압박이 심해진 것으로 전해졌고 시공능력 순위도 50위권에서 65위로 크게 밀려났다.

2007년까지 9% 이상을 기록했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5.4%로 떨어졌고 올해 상반기에는 1.7% 수준까지 밀렸다.

올해 상반기 성지건설 순차입금인 1천244억원은 총 자산규모 5천172억에 비해 상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경영인으로서 명예회복을 기대하며 의욕적으로 운영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한 점은 박 전 회장의 마음을 짓누를 수 있을 만한 대목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 등이 적발된 차남 중원씨가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고 구속돼 있는 점도 부친인 박 전 회장에게 커다란 정신적 고통을 안겼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맞다면 다난(多難)했던 가정사와 어려워진 회사 사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도록 이끌었던 게 아닌가라고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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