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영화이야기] 굿모닝 프레지던트

감독: 장진, 주연: 장동건, 이순재, 고두심, 전체관람가

남상석의 영화이야기
장진 감독의 새 영화는 올해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며 화제가 되었죠. 또 꽃미남 조각배우 장동건이 [태풍] 이후 4년 만에 출연하는 작품입니다.

영화는 이순재, 장동건, 고두심 순서로 역대 대통령에 대한 에피소드를 담은 옴니버스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평생 민주화 운동에 몸을 바친 이순재 대통령은 임기 말에 2백 억 로또에 당첨돼 전전긍긍하고, 젊지만 강한 신념과 결단력을 가진 장동건 대통령은 일본, 미국, 북한 사이에서 대립각을 세워야하는 외교군사적 위기에 몰리고, 대한민국 최초 여성 대통령으로 그 뒤를 이은 고두심 대통령은 영부인 아닌 영부군 역할에 답답해하는 남편 임하룡 때문에 이혼 위기에 몰립니다.

영화의 주제와 초점은 우리가 평소에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접하는 대통령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이면, 즉 대통령도 평범한 인간이고 인간으로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정도 되겠습니다.

편안한 드라마 보듯이 본다면 '맞아. 대통령도 저런 고민을 하겠구나.’하며 흥미롭게 볼 수 있습니다.

영화는 전체관람가 등급에 걸맞게 편안하게 잘 흘러갑니다. 장동건의 힘 뺀 연기도 좋았고(여야 영수회담 하며 마신 맥주 때문에 기자 브리핑 때 취기오른 모습 연기가 압권입니다.)

이순재, 고두심, 임하룡의 안정된 연기에 가려뽑은 막강 조연에 잠깐 등장하는 우정출연진까지 모두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줍니다.

억지로라도 웃기겠다는 과욕으로 인한 오버라는 금기선을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습니다. (손발이 오그라들뻔하는 위기가 두어번 있긴 합니다.) 장진 감독의 이전 영화에서는 발군의 코미디 감각이 너무 '하이'해서 주파수 맞추기 애매했던 경우가 종종 있었죠.

기승전결의 구조에서 결말 부분의 해결사로 설정한 청와대 주방장에게 '은둔하는 현자'같은 역할을 부여한 것이 조금 어색한 것을 빼면 전체적인 구성도 깔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치적인 장치에 너무 안테나를 세우시면 곤란합니다. 물론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색깔논쟁 등 현실정치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간간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기획 의도가 그게 아니거든요.

정치적 입장에서 별로 차이가 없어 보이는 여당-야당-여당이 서로 사이좋게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한다는 설정이나 '진보'자가 들어간 정당의 정치인들이 저격수를 동원해 대통령 탄핵을 목표로 정치 공세를 벌인다는 점 등을 보면 감독이 민감한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지 않으려고 이리저리 섞고 탈색시키며 고심한 흔적이 엿보입니다.

첨예한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정치 현안이 과거 인연을 동반한 사적 고리로 해결시키거나 하는 설정을 보면 이 영화는 판타지 영화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로또 당첨금에 고심하던 이순재가 광복절 행사장에서 하는 연설 장면과 자신의 의도하지 않은 실수로 인해 대통령인 아내를 정치적, 도덕적 곤경에 빠뜨렸던 임하룡 영부군이 소규모 모임에서 자신의 심경을 밝히는 장면에선 콧등이 시큰해지는 것은 이뤄질 수 없는 것, 가질 수 없었던 역사에 대한 그리움 때문인 것 같습니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오늘의 숏뉴스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