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소련이 무너지면서 러시아 대륙에서 공산당 일당 독재체제가 붕괴한 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 러시아 통치자들이 새롭게 모색하는 미래의 성공모델은 다름 아닌 중국 공산당이다.
비록 나중에는 노선 차이로 갈등을 빚긴 했지만, 중국이 처음에 소련의 정치체제에 영향을 받아 현대 중국을 건국했던 것을 고려하면 역사적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뉴욕타임스(NYT) 인터넷판은 18일 '러시아 지도자들이 중국을 통치의 본보기로 여긴다'라는 제목의 분석기사에서 러시아 여당이 '질투심에 사로잡힌 낙제생'처럼 어떻게 하면 중국 공산당을 흉내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특히 러시아 고위층이 중국을 부러워하는 것은 중국이 경이적인 경제성장을 이뤄내면서도 국가 전체를 굳건히 장악하는 중국 공산당의 탁월한 일당 독재 능력이다.
러시아 여당인 연합러시아당 지도부는 중국을 배우기 위해 이달 초 중국 공산당 간부들과 회동을 하고 이들의 경험담을 열심히 청취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의 오른팔인 알렉산드르 주코프 부총리는 "중국 공산당이 이뤄낸 업적은 최고점수를 받을 가치가 있다"며 "중국 공산당의 실질적인 경험들을 반드시 깊이 연구해야한다"고 치켜세웠다.
주코프는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오는 11월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통합러시아당 전당대회에도 초청했다. 통합러시아당 측은 곧 베이징에 당 소속 연구소도 세울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인들은 자국이 구소련 붕괴 이후 시장경제로 전환하는데 엄청난 고통을 감내하고 있지만, 중국은 이 과정을 수월히 해내는 사실을 특히 높이 평가한다.
또한, 자국 경제가 제3세계 국가들처럼 석유와 가스 등 천연자원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지만 중국은 세계 시장이 요구하는 제조업 분야에서 눈부신 발전을 이루고 있다는 사실에는 수치심마저 느끼기도 한다. 따라서 이웃나라이자 한때는 공산주의 동지였던 중국의 성공을 배워야 한다는 여론이 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NYT는 그러나 이같은 러시아 여당의 중국 공산당에 대한 '매혹'이 통합러시아당에 중심철학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꼬집으며, 통합러시아당은 오랜 시간 푸틴의 오른팔 역할에 만족하며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는 채 그저 말로만 '러시아 보수주의'를 표방해왔다고 비판했다.
러시아가 중국을 본받으려고 애쓰는 것은 사실 1당 독재를 공고히 하려는 의도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러시아는 중국과 비교하면 정치적인 자유가 더 열려 있는 것이 사실이다. 러시아에는 야당이 존재하지만, 중국은 공산당 이외의 정당을 허용하지 않고 있으며 러시아는 인터넷 공간에서 검열을 하지 않는 등 중국보다 언론의 자유 폭도 넓다.
친서방성향의 야당 야블로코의 세르게이 미트로킨 대표는 이와 관련, "나에게는 (통합러시아당과 중국 공산당 간부와의 만남이) 러시아 여당이 러시아에 일당 독재 체제를 확립하고 싶어한다는 뜻으로 읽힌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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