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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감옥에 갈 수 있습니다

어눌한 환자는 감옥 가도 되나요?

오늘은 검찰 조지는(?) 얘길 좀 해야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기소를 결정할 권한은 오로지 검찰만 가지고 있습니다. 때문에 검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힘있는 조직 중 하나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그런 무소불위의 검찰이 힘 없는 환자를 억울하게 옥살이 시켰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 사람도 아닌 남의 나라 사람을 말입니다.

옥살이 시킨 것도 어이 없는데, 실수를 처리하는 과정을 보면 더 어이가 없습니다. 2분 남짓한 기사에 다 담을 수 없는 내용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된 내용인지 자초지종을 한 번 있는대로 쏟아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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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OO씨 맞아요? 수배자 맞아요?

지난 6월28일 아침 8시30분, 청담동의 한 골목길에 32살 청년이 엎드려 있었습니다. 주민 신고를 받고 119가 출동했고요. 몸에 크게 이상이 없다 판단한 119는 경찰에 신고합니다. 출동한 경찰이 보니.. 딱 노숙자의 행색입니다. 남루한 옷에 냄새나는 청년의 모습이 말이죠. 그런데 청년이 가슴통증을 호소합니다.

그래서 근처 병원 응급실로 청년을 데려갑니다. 한참을 옥신각신하다 경찰이 청년에게 이름을 묻습니다. 청년은 "31살 전OO"이라고 대답합니다. 그래서 경찰은 전OO을 조회합니다. 그리고 78년생 B형수배자 전OO이 있음을 알게됩니다.

수배에는 A형, B형, C형 수배가 있는데 B형 수배자는 법원에서 벌금형을 받고도 벌금을 미납한 사람을 말합니다.

78년생 전OO은 도로교통법위반으로 395만 원의 벌금을 받고도 돈을 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경찰은 청년에게 주민번호를 불러주며, 수배자 전OO씨가 맞느냐고 물었습니다. 청년이 그렇다고 대답합니다. 경찰은 '수배자면 구치소 갈 수도 있는데 맞느냐'고 재차 확인합니다. 청년은 또 맞다고 대답합니다. 지문을 찍자니까 청년이 반대합니다. 주먹을 쥐고 손을 안 내놓습니다. 그렇게 옥신각신 하다가 결국 경찰은 청년을 데리고 검찰로 갑니다.

여기까지가 경찰의 설명입니다.

'왜 자꾸 전화하냐'며 귀찮아 하던데?

서울중앙지검 당직실로 넘겨진 청년에게 검찰 직원이 전OO씨가 맞냐고 묻습니다. 여기서도 청년은 맞다고 대답합니다. 그러다가는 당직실에서 소리를 지르며 발작을 합니다. 자신을 감옥으로 보내달라며 발광합니다. 냄새나고 남루한 청년이 몸부림 칩니다. 검찰 직원은 환형유치 처분을 내리고 검사에게 서류를 올려보냅니다. 환형유치는 미납한 벌금만큼 구치소에서 형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검사가 서류에 사인을 해서 내려보내고, 오전 11시쯤 청년이 구치소로 갑니다. 보통은 사람들을 모아서 한꺼번에 가는데, 청년은 하도 발광을 하니 혼자만 특별히 보냈습니다.

가족들의 연락처를 물어보고, 가족에게 연락하라고 했지만 청년은 폐끼치기 싫다며 하지 않습니다. 혼자만 특별히 이송했으니 그것도 스페셜 캐어라면 스페셜 캐어입니다. 좋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그렇게 72일이 지났습니다. 9월 7일이 됐습니다.

검찰청으로 전화가 한 통 걸려왔습니다. 벌금을 분납해서 낼 수 있느냐는 질문입니다. 검찰은 그제서야 부랴부랴 어찌된 일인지를 확인합니다. 아차. 사람을 잘못 집어 넣었습니다. 큰일 날 일 입니다. 하늘이 노래집니다.

억울한 사람을 집어 넣었으니 풀어줘야 합니다. 가족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양해를 구합니다. 보아하니 청년과 가족들은 사이가 좋지 않습니다. 국가배상을 해도 좋다고 가족들에게 일렀습니다. 그런데 전화받는 어머니가 상당히 귀찮아 합니다. 왜 자꾸 전화를 거냐고 오히려 다그칩니다. 혹시 모르니 담당부서에 소송에 대비하라고 지시합니다.

여기까지는 검찰의 설명입니다.

                                      


검사는 원래 명함이 없나요?

9월 7일 밤 10시쯤 전화를 한 통 받습니다.

둘째 아들과 관련한 연락이 왔다며, 큰 아들에게 걸려 온 전화입니다. 일러준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습니다. 아드님 때문이라며 설명을 합니다. 서초역 7번출구로 나오면 건물이 보일 거라고 얘기합니다. 가족들은 서초경찰서로 갔습니다. 이 곳이 아니란 말에 다시 전화를 걸어 위치를 확인하고는 검찰청으로 갔습니다.

당직실로 들어가니 <변사확인서>를 든 직원이 보입니다. 가슴이 철렁합니다. 아들 때문에 왔다고 하니.. 아드님이 오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철렁한 가슴은 아직도 뜁니다. 어찌된 일이냐 물으니 자초지종을 설명합니다. 실수가 있어서 구치소에 갔다고 합니다.

아니.. 캐나다 사람이고, 정신병 환자고, 한국말도 잘 못하는 아들이 어떻게 구치소에 갔냐고 물었습니다.

<그 부분은 우리도 잘못이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이해는 잘 안되지만 어찌됐건 아들은 살았습니다. 아들이 살았다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입니다. 뛰는 가슴을 쓸어 내립니다.

아들을 기다리는데 황당한 이야기를 한 번 더 듣습니다.

검사가 이야기 합니다. "아들이 참 착하셨나봐요." 무슨 말이냐고 되물으니 대답이 가관입니다.

"아드님 앞으로 누가 영치금을 넣어주셨더라고요. 그것도 2번이나요. 42만 원을..."

생면부지 청년에게 42만 원을 영치금으로 넣어주다니요. 그리고 곧 아들이 왔습니다. 아들을 데리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혹시 몰라 어머니가 검사에게 묻습니다.

"저.. 검사님.. 혹시 명함 한 장만 받을 수 있을까요?"

검사의 대답은 가히 어록 수준입니다.

"저는 명함이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담당 검사는 명찰도 거꾸로 달고 있었습니다.

경황없는 식구들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영치금 생각이 났습니다. 아들에게 영치금을 물었습니다. 반쯤 넋이 나간 아들이 주머니를 뒤졌지만 봉투가 없습니다. 아차. 호송차에다 봉투를 두고 내렸습니다. 검찰청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입니다. 봉투는 본 적도 없다는 대답 뿐입니다. 허탈하기도하고 괘씸하기도 합니다. 뭐 없어도 그만입니다.

증거 우선주의인 대한민국 사법 체계상, 어쩔 수 없으니까요. 중요한 것은 증거가 아니겠습니까.

아들을 데려오면서 뭔가 문서에 사인도 하고, 설명을 들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었습니다. 하지만 30분 조금 못되는 동안 뻘줌하게 나눈 검사와의 대화가 설명의 전부였습니다. 공식적인 사과도, 어떤 조치도 없었습니다. 형사배상을 받을 수 있는 사건도 아니니 소송을 내랍니다.

어머니는 캐나다로 이민 간지 37년이 됐습니다. 큰 형은 한국말을 거의 못합니다. 물론 형보다는 훨씬 낫지만, 작은 아들도 한국말을 잘 못하더군요. 저와의 대화도 거의 대부분을 영어로 나눴습니다.

여기까지가 가족들의 설명입니다.

전 씨는 출소 이후 상태가 많이 악화됐습니다. 기억력도 떨어지고, 가족들과 마찰이 눈에 띄게 잦아졌습니다. 잠시도 옆에서 떼어놓을 수가 없어서 어머니가 항상 곁에 붙어 있습니다.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해 결국 가족들은 병원에 입원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원래 있던 정신병 증세가 확연히 심해졌고, 그래서 가족들은 속이 탑니다. 오래 머물 생각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국에는 집을 얻어 두지도 않았습니다. 침대 두개가 오롯이 들어갈만한 숙소에서 가족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보는 제가 다 갑갑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경찰과 검찰은 전 씨가 한국말이 서툰 것도 몰랐던 모양입니다. 제가 한국말로 대화가 잘 안되더라는 이야기를 했더니.. 그런 줄은 몰랐다고 하더군요.

아마도 당신이 수배자가 맞냐는 둥, 검찰 가면 구치소에 수감될 수 있다는 둥.. 이런 이야기는 <못알아 들었던 것> 같습니다. <전OO씨가 맞냐>는 말만 알아듣고 그렇다고 했을 가능성이 크단 얘기죠.

왜냐하면 그 사람은 77년생 전OO이었으니까요. 캐나다 나이로는 31살이 맞습니다. 한국말도 잘 못하는 전 씨가 한국 나이로 환산해 대답할리 만무하겠지요.

전 씨는 검찰에서 구치소로 이감이 될 때도 지문을 모두 찍었습니다. 담당 검사는 매일 그랬듯.. 직원이 이감을 위해 올려온 서류에 사인을 했겠죠. 담당 직원도 의례 그랬듯, 경찰이 가져다 준 서류를 보고 문서를 처리했을테고요.

경찰은 지문 검사를 완강히 거부하는 전 씨가, 전OO이 맞냐는 물음에 거듭 그렇다고 대답하니 얼굴 확인을 따로 하지 않고서 절차에 따라 검찰로 데려다 준 것이겠지요. 대충 그림이 그려졌습니다. 저만 그런가요?

이야기를 나눠보니 경찰은 나름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전 씨를 병원에 데려갔다가, 데리고 한참을 옥신각신 씨름을 했다가, 이런 저런 노력을 했으니까요. 지문 검사를 안하겠다며 주먹을 꽉 쥐고 반항하는 전 씨를 남루한 행색의 냄새나는 전 씨를 수배자로 착각할만한 여지도 충분히 있었을 것 같고요.

화가 나는 건 검찰의 일처리와, 나중에 한 어이없는 대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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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생각이 드시나요?

이게 바로 법치를 바로세워야 한다는 검찰이, 작은 일에도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검찰이, 과학수사와 첨단수사를 강조하는 21세기 검찰이 바로 엊그제 한 일입니다.

백번 양보해서 실수가 있을 수 있다고 칩시다. 그래도 저렇게 얼렁뚱땅 넘어가는 건 아니죠. 더욱이 우리나라에서 몇 안되는 힘을 가진 조직이 그래서는 안되죠. 그건 강자가 약자에게 할 일이 아니죠.

서울중앙지검 당직검사는 정말 명함이 없을까요?

72일을 옥살이 시킨 가족에게, 서울중앙지검 조사부장 검사가, 차장 검사가, 지검장이 정중하게 사과하거나, 하다못해 유감의 뜻을 담은 서신이라도 보내야 하는 것 아닌가요?

대단히 무리한 요구인가요?

귀찮은 기자 나부랭이의 억지 주장인가요?

전 씨 가족은 캐나다 대사관에 전 씨 실종신고를 해 둔 상태입니다. 여권을 잃어버린 전 씨가 여권을 다시 받으려면 '실종사유'를 적어내야 하는데, 알고보니 감옥에 갔다 왔다더라.. 는 말을 대사관에서 액면 그대로 믿어주겠냐며 한숨을 쉬더군요. 사실확인서라도 받아서 첨부를 해야할텐데, 검찰에서 아무런 연락도 없는 것이 괘씸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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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그래도 한국말을 할 줄 아는 분이었지만, 두 아들들은 한국말도 서툴뿐더러, 한국의 이런저런 시스템을 하나도 모르더군요. 여차저차 이야기를 전해듣고 피해 가족들을 찾아내기까지 꼬박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가족들은 하나님이 보낸 사람아니냐며 어떻게 알았느냐고 신기해 하더군요. <아주머니가 괘씸한 마음에 제보했을 것>이란 검찰의 볼멘소리가 귀에 선해서 하는 얘깁니다.

명함도 없다는 대한민국 검찰이, 무슨 말인 듯 못할까 싶어서 말입니다.

수배자 사진은 안 보입니다.

아무리 실수라지만,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원인을 찬찬히 한 번 되짚어 봤습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더군요.

경찰은 휴대 단말기로 수배자 조회가 가능합니다. 여기에는 수배자의 이름과 주민번호, 수배 내역 등이 나옵니다. 담당 경찰도 전 씨에게 이 내역을 보고 '이 사람이 맞냐'고 물은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사진은 뜨지 않습니다. 기술적으로 어려워서 일까요? 그렇진 않습니다. 왜냐하면 휴대전화로 운전자 사진 조회는 가능하거든요. 그런데 이것도 100% 다 되는 건 아니고요. 사진 등록이 되어있는 사람에 한해서만 가능합니다. 되는 사람도 있고 안되는 사람도 있단 얘깁니다.

기술적으로 불가능 한 것이 아닌데, 굳이 안하는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제가 이런 저런 글에서 여러차례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만.. 나올 대답은 뻔합니다.

'흠.. 그건 제 담당이 아니라서..'

그럼 21세기 검찰은 왜 사진 확인을 안했을까요?

주민번호 검색은 물론, 구치소 이감 전 지문도 다 찍었는데 주민번호는 커녕 한국말도 어눌하게 못하는 캐나다 사람이 왜 검색이 안됐을까요?

한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지금껏 본인이 아닌 사람이 온 적이 없으니까요. 앞으로도 없으리라 생각했겠죠. 더욱이 전 씨는 노숙자 차림에다 뭔가 자꾸 감추려는 수상한 사람이었으니까요.

노숙자는 이렇게 감옥 가도 되나요?

수상한 사람들은 확인없이 감옥 가도 되는 건가요?

이런 식의 피해자가 앞으로 더 있지 말란 법이 있을까요?

분한 마음과 답답한 마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습니다.

찍어도 확인이 안 됩니다.

전 씨는 지문을 두 번 찍었습니다. 비자 발급 때문에 대사관에서 한 번 찍었고요. 6월 28일날 구치소에 들어가기 전에 한 번 더 찍었고요. CSI를 즐겨 본 우리는.. 이란 글씨가 깜빡거리는 화면을 생각할 겁니다.

'아니, 지문을 찍었으면 당연히 검색이 되어야 하는 것 아냐?'

아니오. 애석하게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경찰은 구치소 입감 때 사람들이 찍은 지문을 공유할 수 없습니다. 경찰이 마음대로 검색할 수 있는 지문은 변사자들의 지문입니다. 시체 지문은 확인할 수 있어도, 살아서 감옥간 사람 지문은 요청하기 전에는 확인할 수 없다는 얘깁니다.

지난 8월 혹시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비자 만들 때 찍은 지문으로 대조되는 지문이 있는지 확인해 달라는 가족의 요구가 묻힌 것도 그 때문입니다. 경찰이 애써 구치소 지문을 요청해서 대조해보기 전에는.. 쉽게 검색이 되질 않으니까요.

첨단수사, 과학수사라는 문구가 참으로 머쓱해지는 순간입니다.

20년 전 향숙이 짝사랑과 짜장면을 먹던 장면을 그린 영화 생각이 납니다. 그 때만큼이나 지금도 주먹구구 무대포 수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군분투 애쓰시는 많은 경찰, 검사 분들이 보시면 이를 가실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좀 참아 주십시오. 전 씨 가족들 무너지는 억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하신다면.

여러분들의 가족도 얼마든지 환자가 될 수 있습니다. 냄새 나는 노숙자도 엄연한 인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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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씨 가족은 현재 소송을 준비 중입니다. 제가 하시라고 그랬습니다. 무슨 놈의 기자가 소송하시라고 해놓고 <소송을 준비 중이다>란 기사를 쓰냐고요? 욕 하셔도 좋습니다. 욕 먹을 각오, 심호흡 충분히 하고 드리는 말씀이니까요.

이런 경우는 구속 기소 되어서 조사받고 무죄 판결을 받는 경우처럼, 국가에서 형사배상을 받을 수 있는 사안이 아닙니다. 지금처럼 검찰이 입 닦고 가만 있어도 아무 방법이 없다는 이야기지요. 권리 위에서 잠자는 자 돌봐주지 않는 법정신 때문이라고나 할까요.

한국의 공권력에 대해 두고두고 혀를 차게 될 두 아들과 그 자녀들을 위해서라도 정당하게 그 분들의 권리를 찾아드리는게 최소한의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 것이 부끄러운 공권력에 맞서는 최소한의 양심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알고 있는 변호사 분들 중에 최고로 실력 좋으신 분들을 찾아 소개해 드릴 생각입니다.물론 비용 문제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그 분들이 귀찮아 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만약 거절하신다면 끝까지 설득을 거듭해 볼 작정입니다.

어느 선배의 말대로, 그게 <나 이런 것도 알아요>하고 자랑해대는 얄팍한 기사보다 훨씬 더 의미있고 값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고생하시는 검사 분들, 수사관 분들, 경찰 형님들과 밤이 맞도록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듣고 이렇게 저렇게 친분을 나누지만 그와는 별개로 이렇게 정면에 대고 악다구니를 쓰는 이유는, 저는 적어도 우리나라 경찰과 검찰이 실수에 당당히 무릎꿇을 줄 아는 조직이라 믿고 싶기 때문입니다.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 얼굴 못들게 스타일 구기는 쪽팔린 일이라고 생각해서 어느 누구도 나서서 사과하지 않고, 가족들을 신경쓰지 않고 있지만 (보도 이후 지금도 가족들에게 전화 연락이 오는 건 계장급인 실무자들 뿐입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의 책임 있는 행동을 기대합니다. 그 정도의 양심은 검찰이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패러다임을 바꾸겠다는 신임 검찰총장의 멋드러진 선언이 공허한 빈 말이 아니었다는, 그래서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그래도 검찰의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내용의 글을 제 블로그에 다시 올릴 수 있는 날이 꼭 오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겸손과 존중'이 취재의 좌우명이라는 김요한 기자는 2006년 SBS 보도국에 입사해 사회2부 법조팀에서 활약 중입니다. 섬세하고 끈질긴 취재력과 함께 수준급 실력의 '드럼' 연주까지 보도국의 팔방미인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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