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스포츠 선수로 스타가 되는 것과 '전설'이 되는 것은 어감으로 봐도 차원이 다른 얘기죠.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 한화 이글스 투수 송진우 선수가 은퇴를 선언했습니다.
주말 인터뷰에서 이주형 기자가 만났습니다.
<기자>
누구든 언젠가는 떠나야하는 법.
그에게도 선수복을 벗을 때가 왔습니다.
프로야구 선수 송진우.
올해 나이 43살의 현역 최고령으로 역대 최다승, 최다 탈삼진 등의 기록을 세운 한국 프로야구의 살아있는 전설입니다.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 : 타자랑 승부해서 이길 때까지 야구를 한다고 얘기를 했는데, 이제 자리를 비워줄 때가 됐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20대 후반만 돼도 노장 소리를 듣던 시절 프로야구에 입문해 서른이면 잔치는 끝난 게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걸 증명해온 21년 세월이었습니다.
통산 210승, 103세이브, 2048탈삼진.
200승, 100세이브, 2천 탈삼진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한 명밖에 없는 대기록입니다.
그러나 송진우 선수가 더 아끼는 기록은 따로 있습니다.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 :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건 3000이닝이거든요. 3000이닝은 꾸준하게 던져야만 가능한 거고.]
3000이닝 투구의 의미란 뭘까?
이겨서 기쁠 때나 져서 슬플 때나 계속 마운드에 섰다는 것, 또 그렇게 실력을 유지할 만큼 철저하게 자기관리를 했다는 겁니다.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 : 생활 속에 항상 어떤 일을 할 때는 나는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 한다. 좋은 음식을 먹어도 나는 야구를 잘하기 위해서 이 음식을 먹는다. 트레이닝을 해도 그렇고.]
그런 그도 97년과 98년 2년 연속 6승에 그치며 심각하게 은퇴까지 떠올렸던 적도 있었습니다.
슬럼프를 벗어나게 한 건 바로 배우겠다는 의지였습니다.
서른 살을 훌쩍 넘겨서 체인지업을 연마했습니다.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 : 아, 이제는 직구가 아니라 다른 걸 배워서 타자랑 승부해야겠다고 생각한 전환점이 된 해죠.]
선동열이나 이승엽 선수 같은 화려함은 없었지만 보통 사람들, 특히 40대의 영웅이었던 송진우.
일본 연수 후 돌아와 지도자의 길로 들어설 그가 후배들에게 미리 던지는 충고입니다.
[송진우/한화 이글스 투수 : 요즘 젊은 선수들은 오래 선수 생활을 하려고 몸을 좀 아끼는 편이거든요. 그건 아끼는 게 아니라 나를 약하게 만든다고 생각을 해요. 근데 저는 많이 부딪쳐보고, 쉽게 말해서 찬바람도 맞아보고 눈도 맞아보고 해서 돌이 단단해지듯이 (단련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