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들어 대대적인 유화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이달 초에 미국인 여기자들을 풀어준 데 이어서 지난주에는 개성 지역에 장기억류중인던 유성진 씨를 석방했고요.
어제(17일)는 이산가족 상봉에 개성관광 재개, 남북간 육로통행 제한 철폐 등의 조치를 현대측과 합의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동안 우리 정부나 미국의 입장은 별로 바뀐 것이 없는데 북한이 도대체 왜 갑자기 순한 양이 된 것처럼 나오는 걸까요?
북한이 이렇게 갑자기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이유는 아무래도 최근의 국제정세에서 찾아야 될 것 같습니다.
장거리 로켓 발사나 핵실험 이후에 국제사회의 제재가 강화되면서 북한이 사실상 고립의 상황에 내몰리고 있는데요.
북한으로서는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인도적 조치들을 통한 긴장완화전략인 것 같은데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참 머리를 잘 썼다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당장에 이산가족 상봉 같은 것은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을 수가 없는 사안인데요.
금강산에서 이산가족들이 상봉을 해서 한반도에 눈물 바다가 펼쳐진다면 핵실험 이후의 제재 분위기를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한반도 안에서 남북간에 감동의 드라마가 연출되고 있는데 중국이나 러시아에다가 북한에 대한 제재를 계속해라라고 하기에는 좀 이상하지 않겠습니까.
결국 국제사회가 북한의 2차 핵실험을 이번에는 그대로 넘어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게 되기 힘든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북한이 다른 건 몰라도 협상력과 외교술만큼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북한이 이런 의도를 가지고 유화 공세를 취하고 있다고 해도 우리 입장에서는 모처럼 조성된 남북관계 복원의 계기를 그냥 저버릴 수는 없습니다.
북한의 의도가 뭐든 간에 북한이 대화로 나온다면 우리도 적극적으로 대화에 응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만 북한이 핵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핵문제 해결을 위한 압박은 계속해 갈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즉 인도적인 문제와 북핵 문제를 두 갈래로 끌어가야 한다는 얘기인데요.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이를 전략적으로 추진해가는 정부의 정책 능력이 필요한 시점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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