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에다 주점을 하나 내고 싶은 충동을 느껴요. 막걸리만 파는 집, 많은 예술가들이 서로 교류할 수 있는 그런 주점..."
국민배우 최불암씨는 명동에만 나오면 가슴이 떨린다. 20대 초반 이곳에서 연극을 시작해서1965년 지금의 명동예술극장인 국립극단 단원으로 활동했던 그에게 이곳은 젊은 시절의 추억과 열정이 서려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의 아내인 김민자를 극단 후배로 처음 만나 가슴 떨린 연애를 한 것도 바로 이 곳 명동이다.
또 하나 1950-60년대 문화 예술의 중심지인 명동에서 '은성'이라는 주점을 운영한 이가 바로 최불암씨의 어머니(이명숙, 86년 작고)다. 김수영, 박인환, 변영로, 전혜린, 이상, 이봉구, 오상순, 천상병 등 문화예술인들이 막걸리 잔 너머로 문학과 예술의 꽃을 피웠던 '은성'은 가난한 시대 예술가들의 사랑방이며 아지트였다.
지금은 고층빌딩이 들어선 '은성'의 자리엔 이제 '은성주점터'라는 표지석만 남아있다.
박인환의 시 '세월이 가면'이 씌어지고, 노래로 만들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던 '은성'에는 많은 추억과 이야기가 서려있다. 서라벌 예술대학(지금의 중앙대학교)에 합격했을 당시 '논개'의 시인 수주 변영로 선생에게 건내 받은 축하 막걸리 잔의 술지게미를 털어내다 뺨을 맞기도 했었다는 최불암씨... 그 시절 어머니와 막걸리의 추억을 되새기며 최불암씨는 점점 그런 공간이 사라져 가는 것을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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