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 발주에 더 적극적입니다. 적어도 돈 떼일 염려는 없다는 인식 때문인데요. 하지만 공정거래위 조사결과, 공기업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한국전력공사와 16개 지방 공기업의 공사, 용역 발주 상황을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조사대상 모든 공기업들이 거래 상대방들에게 각종 불이익을 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그 피해액만도 35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유형별로 정리해 볼까요.
1. 공사 내용을 추가하면서 관련 비용을 떼먹는 행위 :
당초 계약 내용에 있지 않은 추가 공사를 요구합니다. 그래서 다 지었는데도 추가로 들어간 대금을 주지 않는 겁니다. 강원도개발공사가 적발됐습니다. 대구도시공사도 아파트 분양과 골프장 조성관련 용역업체에게 추가 업무를 하도록 지시해 놓고도 추가된 비용을 주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2. 공사대금 지연에 따른 이자를 주지 않는 행위 :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사대금을 정해진 기일에 주지 않고도 나중에 분명히 '약정'된 이자를 주지 않는 겁니다. 업체측이 그 부담을 고스란히 떠 안아야 겠죠. 부산도시공사의 경웁니다. 한국전력공사와 대구시환경시설공단도 사업관련 물품을 사면서대금을 지급기한보다 늦게 주고도 약정된 이자를 주지 않았습니다.
3. 공사대금 일방적 감액 :
참 나쁜 행위죠. 계약서에 있는 금액을 계약 뒤에 깎는 겁니다. 경남개발공사는 공사관련 민원을 해결해 줬다면서 이 민원과 관련된 공사대금을 뺀 뒤 대금을 내줬다 시정조치를 받았습니다. 대전도시공사는 자기들이 설계변경을 하고 나서 새로 단가 정산을 한금액보다 적은 금액을 소급적용해 지급했습니다.
그 밖에도 대전시설관리공단은 자기들 필요로 설계 시공도면을 변경하면서 그 비용을 하도급자에게 전가시켰고, 경남개발공사와 부산시설관리공단은 계약서 조항의 해석에 다른 의견이 있을 때 무조건 공기업의 판단에 따르도록 계약 조건을 설정해 놨다고 합니다.
물론 대부분의 하도급 관행상 갑과 을의 관계가 설정되겠죠.
갑의 횡포에 대해 '그럴 수 있겠다'란 생각으로 용인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번 적발 대상은 공기업입니다. 아무리 공기업이 많은 이익을 낼 수록 좋은 기관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이건 아니죠. 거래 대상 하나하나가 국민 아니겠습니까.
업체 입장에선 다음 공사에도 입찰을 해야 하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돈 달라'는 말도 못하고 벙어리 냉가슴을 앓아야 합니다.
적어도 '공기업'이라면 국민을 울리는 일, 하지 말아야겠죠.
공정위는 이번에 적발된 공기업들의 위반행위에 대해 유형별로 정리해 하반기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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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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