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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신종플루 백신 확보 경쟁 돌입

신종인플루엔자 확산에 따른 국민피해를 막기 위해 전 세계가 치열한 백신 확보경쟁에 뛰어들었다.

1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제약업계에 따르면 현재 칠레, 브라질, 오스트레일리아 등 남반구를 중심으로 활동 중인 인플루엔자A(H1N1)가 올해 가을부터 인구밀집도가 높은 북반구로 옮아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국, 일본, 미국 등 선진국의 백신확보 경쟁이 치열해 지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예산당국도 1천300만명분 백신을 비축키로 하고 막바지 의견조율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각국의 백신확보 경쟁에 한걸음 뒤쳐지지 않았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 가을을 대비하라..공급부족 전망 = 지난달 11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플루의 확산과 관련해 인플루엔자 경보의 최고 단계인 '대유행'(Pandemic)을 선언했다. 또 올해 가을에 앞서 각국이 충분한 백신을 준비할 것을 당부했다.

지난 1918년 전 세계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이나 1968년 100만명의 생명을 앗아간 홍콩의 'H3N3'형 바이러스 등 선례를 볼 때 새로운 인플루엔자가 1차보다 변이과정을 겪은 2차, 3차 도래시 인체에 더 치명적이라는 점을 감안한 조치다.

일각에서는 항바이러스제가 발달했고 국민보건 의식, 처방기법의 개선 등으로 과거보다 피해가 적을 것으로 보지만 이미 신종플루 사망자가 300명을 넘어 경계태세를 늦출 수 없다는 게 대체적인 각국의 시각이다.

문제는 신종플루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업체가 12곳 정도에 불과하고 다른 계절 인플루엔자 백신과 달리 신종플루 백신은 수율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김우주 고려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추정컨대 전 세계적으로 필요한 백신은 10억-20억 도스(1인당 2도스 필요)인데 지금 생산전망으로 보면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1일부터 국내 백신생산에 들어가는 녹십자 관계자도 "다른 인플루엔자와 달리 신종플루는 숙주를 쉽게 배양하지 못해 수율이 당초 예상보다 절반 가까이 낮아 수요만큼 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생산성이 낮아지면 공장이 없는 개발도상국은 백신확보가 불가능해져 전 세계적으로 접종 효과가 반감할 수 있다.

◇ 북반구 선진국들 '백신을 확보하라' = 미국은 임상시험을 위해 10억달러를 책정하고 향후 6개월간 전 국민을 대상으로 접종할 계획이다. 미국 내에 시판허가를 받은 백신회사들과는 이미 선 구매 협약을 갱신, 벌크항원 등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영국은 9천만번 투여할 수 있는 양의 백신을 12월까지 확보하기로 하고 벡스터,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과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모든 영국인이 두 번씩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독일과 네덜란드, 오스트리아 등도 선구매 및 공급협약을 통해 100%의 백신을 확보하고 접종계획을 수립중이다.

일본은 내달 중순부터 2천500만명분의 백신을 만들어 10월부터 초·중·고생과 만성질환 환자, 임산부 등 중증화의 우려가 있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우선 접종에 들어갈 방침이다.

백신확보율이 40%, 28%인 프랑스와 홍콩도 추가로 백신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 한국도 막바지 예산조율..문제는 '물량 확보' = 최근 감염환자 수가 200명을 넘어서 지역사회 감염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우리나라도 백신 확보에 뛰어들었다.

주무부처인 보건복지가족부는 "1천300만명분의 백신확보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예산당국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며 "막바지 단계여서 곧 물량 확보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복지부는 추경예산 180여억원을 들여 130만명분의 백신을 매입키로 했는데 이를 10배가량 늘린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백신확보 비율은 전 국민(4천854만명) 대비, 2.7%에 그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정부가 예산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백신을 충분히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녹십자가 생산을 시작하지만, 백신생산에 필요한 '유정란'이 적은데다 수율마저 낮을 것으로 예상돼 자체 확보물량이 얼마나 될지 쉽게 가늠하기 어렵고 다국적 제약사들은 이미 선매계약을 통해 충분한 물량을 주문받아 생산 여력을 늘리기 쉽지 않다는 이유다.

또 국내의 경우 백신접종은 늦어도 11월 전에 이뤄져야 적절한데 백신공급을 앞당기기 위해 신속 심사제도를 도입한다 하더라도 백신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허가하는데 최소 6.5개월이 걸려 연내 공급이 불투명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우주 교수는 "국내의 경우 여름철이어서 전파속도가 지연되고 사망자도 나오지 않아 국민들의 경계심리가 느슨해진 상태"라며 "뒤늦게 대책 마련에 부산을 떠는 호주, 뉴질랜드의 선례를 볼 때 보건당국의 노력이 시급하다"고 충고했다.

또 "선진국은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4-5년 전부터 인플루엔자 대유행에 대비, 선 구매협상과 선 투자를 많이 했다"며 "지금 다국적 백신회사들은 한국에 얘기도, 로비할 필요도 없다. 우리가 안달이 나서 요청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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