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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쉽게 전송된 토익 모범답안

치밀한 계획, 첨단장비로 28명 '답 공유' 토익위원회 "강화된 대책 마련하겠다"

23일 경찰이 발표한 '토익 답안 전송' 사기사건은 간단한 장비와 준비만 있으면 취업과 승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토익 점수를 마음먹은 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범행에 가담한 이들이 사용한 방법은 토익뿐 아니라 다른 시험에서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이를 방지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범행을 주도한 김모(42)씨와 박모(31)씨는 "휴대전화와 무전기 등을 통해 토익 시험의 답을 전송한다"는 어찌 보면 간단한 계획을 세웠지만 범행을 실행할 때는 수험생 가족 중 경찰관 유무 등을 확인하는 등 주도면밀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시험 전날 5회에 걸쳐 전체문제 200개 중 답안 190개를 전송해 보는 '모의 평가'까지 거쳤고, 의심을 피하고자 나머지 10개 문항은 각자 풀기로 했다.

시험 당일 영어 강사 출신인 박씨는 손바닥 안에 들어가는 작은 '차임벨'을 소지한 채 문제를 풀었고, 벨을 누르면 이는 실시간으로 고사장 근처 차 안에서 대기하던 김씨가 가진 진동기로 전송됐다.

답을 받은 김씨는 이를 휴대전화 메시지로 전국 고사장에 있는 27명의 수험생에게 전송했다.

수험생들은 테이프 등을 이용해 손목에 부착한 휴대전화를 긴소매 옷으로 가리고 시험장에 들어갔으며, 미리 옷 일부를 잘라낸 덕에 답을 몰래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수험생은 일부러 깁스를 한 뒤 그 속에 휴대전화를 숨기고 깁스 위로 작은 구멍을 뚫어 문자메시지를 보는 방법까지 사용했다.

또 수험생 중 한 명은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대신 김씨가 무전기로 불러주는 답을 목걸이 형태의 안테나와 초소형 이어폰을 통해 직접 듣기도 했다.

시험장에서는 감독관들이 사전에 수험생의 휴대전화를 제출받고 부정행위가 일어나지 않는지 감독했지만 철저하게 장비를 숨긴 이들 앞에서는 감독관들은 무력하기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제로 수험생들의 신체검사를 하는 데는 인권문제 등으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작정하고 장비를 감추면 감독관이 이를 발견하기는 매우 어렵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박씨와 김씨를 검찰에 구속송치했으며, 이들에게서 답안을 전송받은 수험생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의 이 같은 발표내용을 접한 한국 토익위원회 측은 "갈수록 지능화되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를 개선하는 등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토익위 관계자는 "휴대전화를 소지하고 있으면서 제출하지 않은 수험자는 적발시 1년간 응시를 제한하고 있는데, 규정을 강화해 최고 5년간 응시를 못하도록 제한하는 방법을 도입하겠다. 또 단기간에 성적이 크게 오른 수험생은 다른 수험생들과 답안비교를 통해 조직적 부정이 있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운영하는 '사이버 신고센터' 인력을 더욱 강화하고 감독관들의 직무교육도 더 철저히 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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