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이 장기 공전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을 뺀 나머지 5개국이 모여 현안을 논의하자는 '5자회담' 구상이 외교가에 회자되고 있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은 16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5자회담에 대해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한국 정부가 이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등 잇따라 도발행위를 하고 있는 북한을 상대로 협상복귀를 촉구하기 위해 5개국이 힘을 모으자는 취지로 읽혀진다.
그리고 미국이 5개국 협의에서 정리된 내용을 토대로 북한과 양자협상을 하는 방안 등도 아이디어 차원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5개국이 한자리에 모인다는 그 자체로 북한에 주는 압박은 상당할 것"이라면서 "이를 동력으로 북한을 협상장으로 끌어낼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이 6자회담을 소집한 뒤 여기에 북한이 나오지 않으면 5개국이 회담을 열 수도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특히 열쇠를 쥐고 있는 중국이 5자회담에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느냐가 관건이다.
최근 중국과 협의를 진행했던 정부 당국자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중국은 6자회담의 틀이 깨질 수도 있는 5자회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중국을 방문한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5자회담에 대한 우리측 아이디어를 중국측에 설명했지만 중국은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국제사회에서 고립이 심화되는 북한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중국으로서는 5자회담보다는 북한을 설득해 6자회담을 재개하는 방안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중국이 조만간 고위급 특사를 평양에 보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마음을 돌릴 것이라는 관측이 외교가에 돌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계속 협상에 복귀하지 않고 추가도발 카드를 꺼내들 경우 중국과 러시아도 대북 압박 에 동참하기 위해 5자회담과 같은 새로운 이벤트에 가세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런 측면에서 다음달 중순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이 주목된 다.
6자회담 참가국들이 모두 모이는 자연스러운 이 외교이벤트를 활용해 '5자회담'이 하려했던 취지를 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ARF는 과거 북핵 경색국면에도 미국과 북한의 외교장관이 회동하는 '상징적 장면'이 연출된 적도 있는 무대다.
'국가원수급' 국무장관으로 평가받는 힐러리 클린턴 장관이 북한의 박의춘과 회동할 경우 예상하지 못한 극적인 반전의 기회가 마련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한 소식통은 "특정한 회담틀에 집착하기보다는 다양한 외교협의를 통해 북한의도발을 제지하고 협상을 재개할 수 있는 결과를 도출하는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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