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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nFun문화현장] 실상과 허상 '김아타 퍼포먼스'

붉은 천을 두른 리프트가 허공으로 올라갑니다.

10미터 높이에 이르자 한 남자가 종이 만장을 뿌립니다.

남자는 베니스 비엔날레에 초청돼 특별전을 열고 있는 사진작가 김아타 씨.

종이들은 지난해 로마를 찍었던 사진을 어른 손바닥만한 크기의 한지에 인쇄한 것들입니다.

이 퍼포먼스는 모든 욕망을 버리는 행위라고 작가는 설명합니다.

특별전 내부로 들어가면 얼음조각으로 만든 파르테논 신전이 녹아내리는 장면이 관람자들의 눈길을 끕니다.

시간과 공간 속에서 존재하는 세상만물은 모두 소멸한다는 대진리를 일깨워주는 영상 작품입니다.

작가는 얼음조각이 녹아내리며 만들어내는 이미지를 즐겨 카메라에 담아 서구인들의 눈을 사로잡았습니다.

지난해 로마의 풍경을 찍은 사진 만장을 겹쳐 인쇄한 사진은 회색의 캔버스처럼 보입니다.

온갖 현란한 색으로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은 결국 허상에 불과하다는 불가의 가르침이 담겨있습니다.

[김아타/사진작가 : 지구상에 있는 사물만큼 색이 있습니다. 그런 것들이 가지고 있는 전체 소리를 듣고 또 취합하고 내 목소리를 내고, 그래서 이 세계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세계관, 혹은 에너지들을 만나보라는 거죠.]

사진의 영역을 한층 넓혀온 김아타 씨의 특별전은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 내내 이어집니다.

탁자와 의자, 컴퓨터와 냉장고가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닙니다.

활주로 위에는 여객기가 앞다투어 날아오릅니다.

관람객이 움직이면 로봇처럼 생긴 고층빌딩의 이미지가 함께 움직이고 부서집니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포토 페스티벌에는 한국과 대만, 그리고 일본 작가 9명이 현실세계와 가상공간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사진과 영상 작품 40여점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사진작업에만 몰두하다 지난 2005년 루게릭 병으로 타계한 사진작가 고 김영갑 씨의 유작전입니다.

작가는 독신으로 살며 끼니 때울 돈도 없을 만큼 가난했지만, 목숨이 다하는 날까지 제주의 아름다운 풍광을 작품으로 남겼습니다.

그래서 그가 담은 자연은 여백이 있는 정·중·동의 미학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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