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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북한 '테러지원국 재지정' 언급 의미는?

클린턴 가능성 언급..공화당 '무마용' 포석도 당장 실현은 어려워..대북 압박카드에 무게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7일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는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나서 주목을 끌고 있다.

클린턴 장관의 발언은 북한의 추가 핵실험 실시 이후 국제사회의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강경기조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며 "여기에는 절차가 있으며, 따라서 우리는 북한이 국제 테러리즘을 지원한 최근 증거들을 찾아보려 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그의 이번 발언은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한 국가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려면 법적 충족 요건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우리가 본 바로는 북한이 그러한 법적 요건에 도달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한 공식논평과 비교할 때 `방점'의 위치가 다르다.

나흘 전 국무부쪽 입장은 "현 시점에서 테러지원국 재지정 불가" 쪽에 강조점을 둔 반면, 클린턴 장관은 "이제 들여다보기 시작했다"면서도 재지정을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긴 것.

국무부의 공식 언론창구와 국무장관의 입장에서 '온도차'가 느껴지는 이유는 우선 클린턴이 정치인 출신인 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이날 클린턴 장관의 테러지원국 재지정 언급은 색스비 챔블리스 상원의원 등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 8명이 북한의 최근 도발행위와 관련,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지난 3일 자신에게 보낸 데 대한 '화답'의 형태로 이뤄졌다.

뉴욕주 상원의원을 지냈던 클린턴 장관은 한때 한솥밥을 먹었던 공화당 상원의원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고 있다는 신호를 보낼 필요가 있었을 것이라고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풀이했다.

실제 워싱턴의 싱크탱크들은 국무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올리는 일은 기술적으로 쉽지 않다는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잭 프리처드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최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핵실험이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근거로 북한을 다시 명단에 올린다면 명단 자체에 대한 신뢰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외교수장인 클린턴 장관이 비록 정치적 이유가 있다고는 하지만, 테러지원국 재지정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북한에 주는 메시지의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런 맥락에서 클린턴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해제한 것은 목적이 있었는데, 그러한 목적이 분명히 그들의 행동에 의해 좌절되고 있다"고 강조한 대목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테러리즘 지원과 거리가 있는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에 고리를 걸기는 어렵겠지만, 예를 들어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테러단체에 수출, 사실상 국제테러리즘을 지원한 증거가 확보된다면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에 다시 오를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클린턴 장관의 이날 발언은 현 시점에서는 국내 '정치용'과 대북 '엄포성'이 결합된 형태로 나타났지만, 북한이 계속해서 비핵화에 역행하는 길로 갈 경우에는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워싱턴=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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