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되는 설탕 완제품은 현재 35%의 긴급 할당 관세율을 적용받습니다. 그런데 관세율 조정을 앞두고 설탕을 만드는 제당업계와 설탕을 사서 빵을 만드는 제빵업계가 미묘한 갈등을 보이고 있습니다.
사실 지난 3월 민주당 홍재형 의원 등이 법률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주요내용은 설탕의 원료가 되는 원당 관세율이 3%이고, 설탕의 공식 관세율이 40%라며 설탕 관세율을 10%까지 낮추자는 것이었습니다. 설탕 관세율을 낮추면 설탕을 쓰는 식품업체들이 원가가 낮아짐에 따라 가격을 내릴 것이고 소비자 물가가 잡힐 것이란 논리인데요.
이에 대한 제빵업계와 제당업계의 의견을 정리해 봤습니다.
@ 제빵업계-대표적으로 파리바게트와 파리크라상을 운영하는 SPC 그룹이 설탕 관세를 낮추자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제빵업계에선 다음과 같은 비교자료를 내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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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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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율 |
| 원당 |
3% |
설탕완제품 |
40% |
| 밀 |
1.8% |
밀가루 |
4.2% |
| 대두 |
3% |
대두유(식용유) |
5.4% |
즉 원료 제품과 완제품의 관세율 차이가 설탕에서만 유독 심하다는 거죠. 게다가 정부가 고환율로 제당업체들이 대규모 적자를 본다고 하도 울어대니까, 물가 안정을 위해 6월까지 한시적으로 원당의 관세율을 0%대로 낮춘다고 최근 발표했습니다. 수입하는 원료는 관세를 없앴는데 완제품 관세는 그대로 유지해선 결국 제당업체만 배불린다는 논리죠.
게다가 설탕은 이른바 MB물가 품목에도 들어가 있을만큼 생활물가와 관련이 깊고, 우리나라 설탕업계는 제일제당과 삼양사, 대한제당 등이 3분하고 있는 과점체제라는 점도 지적합니다. 제빵업계는 앞으로 제당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을 키우고 소비자 물가 안정을 위해서라도 설탕 관세율을 대폭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제당업계-제당업계는 '설탕'이란 원자재의 특수성을 먼저 설명합니다. 설탕은 최고 결정체로서 변질이 되지 않는 곡물 추출물입니다. 그래서 국제 원자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유일한 완제품 형태의 식품입니다. 따라서 매점매석이 가능하죠. 설탕 수급 불안을 노린 투기 세력이 개입하면 얼마든지 가격 변동이 쉽다고 주장합니다.
따라서 설탕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선 자국내 제당 산업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실제 싱가폴이나 홍콩, 아프리카 최빈국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국가에서 자국내 제당 산업을 보호하고 유지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관세율을 비교한 자료를 보여주더군요.
| 국가 |
관세율 |
| 유럽 |
135% |
| 미국 |
150% |
| 일본 |
314% |
| 한국 |
40%(할당 35%) |
두번째, 우리나라의 설탕이 결코 비싸지 않다는 겁니다. 2008년 소비자 단체가 발표한 가격 조사 결과에서도 국내 설탕 가격은 브라질의 61%, 호주의 64%, 설탕을 무관세로 전량 직수입하는 싱가폴의 41%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세번째, 설탕 가격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는 주장입니다. 1인당 설탕 소비가 1년에 20킬로그램 정도 되는데, 대략 1만8천 원 선이라네요. 그럼 관세율 35%를 25%로 10% 정도 낮춘다고 해도 1인당 1년에 1천800원 지출이 줄어드는 것인데, 이게 이동통신료 등과 비교해보면 진짜 '말이 안된다'는 거죠. 또 제빵업체들이 이런 미미한 수준의 설탕값 인하를 이유로 진짜 빵값을 내리겠냐고 반문하더군요.
제당업계가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다음과 같습니다. 설탕을 만들고 남은 분량을 보통 다른 나라에 수출할 때 덤핑 처리를 하는 구조인데, 이 때 덤핑가격이 50~60%선이랍니다. 따라서 외국에서 덤핑 처리해 국내로 수입되는 설탕에 관세를 35~40% 정도 붙이면 국내 설탕가격의 95%선까지 올라온다는군요.
제당업계는 오히려 설탕값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국제 설탕값이 지난해말부터 52%나 폭등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설탕 수출국인 인도에서 소비자 늘었는데 작황이 좋지 않아 인도도 어느새 설탕 수입국이 됐다고 합니다. 또 브라질에서 바이오 에탄올 경작지를 늘린다며 사탕수수 생산을 줄이는 바람에 설탕값은 더 오를 것이라고 하네요.
양측을 취재하다보니, 어쩐지 이건 일반 소비자에게 득이 되긴 어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기업대 기업의 이익 다툼의 틀을 벗어나긴 힘들다는 느낌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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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산업팀에서 활약 중인 홍순준 기자는 삼성.LG등 전자업계와 공정위, 소비자원을 출입하고 있는 고참 기자입니다. 1995년 입사 후에는 사회부, 정치부 기자로 잔뼈가 굵었고 사건팀의 리더인 '시경 캡'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특유의 돌파력과 폭넓은 취재로 보내오는 기업 내면의 깊은 이야기들이 기대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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