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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처 못믿어"…수출보험사고·신용조회 '쑥'

세계 경기 침체의 골이 깊어지면서 '신용'이 생명인 수출거래에서도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수출보험 사고로 4월까지 지급된 보험금이 벌써 지난해 연간 지급액과 맞먹는 수준까지 불어났고 해외 거래처를 믿지 못하게 된 수출업체들이 해외 거래처에 대한 신용조사 요청도 급증하고 있다.

17일 수출보험공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4개월간 수출사고로 말미암아 지급된 보험금은 1천440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594억 원)에 비하면 2.5배 가까이 불어났다. 이는 지난해 연간 지급액(1천519억 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수출보험 인수실적 대비 보험금 지급률을 나타내는 지표인 사고율도 0.26%로 지난해(0.12%)보다 두 배 이상 높아져 2004년(0.33%)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수출 위험도는 커졌지만, 해외금융의 위축으로 삼성, LG 등 그간 수보를 많이 이용하지 않던 글로벌 대기업들까지 수보 이용을 늘리면서 수출보험 인수실적도 4월 말까지 55조8천199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7%나 불어났다.

공사 측은 올해 연간 보험금 지급액이 8천억∼1조 원 선으로 외환위기 후폭풍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등으로 지급액이 절정에 달했던 2000년(9천901억 원) 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이는 세계 경기의 추가적 충격이나 미국의 제너럴 모터스(GM) 파산 등을 가정하지 않은 수치여서 실제 지급액이 예상치보다 더 큰 규모로 불어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수보 관계자는 "사고로 말미암은 지급액이 급격히 불어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지난해 10월부터 상승하던 사고율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보험 인수실적도 과거에 비해 크게 늘면서 2000년에는 보험금 지급액이 인수실적의 2.76%에 달했지만, 올해는 예상치대로 보험금을 줘도 이 비율이 0.58% 선에 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GM 관련 수출은 그간에도 인수 등을 어느 정도 제한해 실제 파산이 이뤄져도 손실은 우려만큼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금융위기 때문에 자사 물건을 수입하려는 거래 상대방을 믿지 못해 신용상황에 대한 조사를 의뢰하는 사례도 크게 늘었다.

지난해는 4월 말까지 수입자 신용조사를 수보에 의뢰한 건수가 9천890건이었지만 올해 4월까지는 이보다 43%나 급증한 1만4천138건에 이르고 있다.

수보 측은 "세계 경제위기로 전반적인 수입자 신용정보 수요가 급증했으며 특히 선진국 시장침체로 신흥 수출시장으로의 진출이 늘면서 중국,러시아, 브라질,인도 등 '브릭스'(BRICs) 지역의 신용정보 수요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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