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의 눈, 오늘은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만났습니다. 문 상무는 유동성 효과에 국제 공조, 여기에 환율효과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경기, 특히 금융시장이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앞선 효과들이 사라지고 있는 2분기부터는 '더블 딥'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Q. 지난주 증시는?
1,400을 돌파했다. 1,400은 의미 있는 지수다. 지난 2006년과 2007년에도 꽤 오랫동안 공방이 치열했던 지수 대다. 역사적으로 봤을 때도 본격적으로 대세 상승한 시작된 것이 1,400포인트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그 이전대로 거의 복귀한 것은 의미 있다.
지난해 12월 올해 전망을 하면서 상반기에 1,400을 갈 것으로 예상했다. 대공황에 버금갈 정도로 세계 경제가 큰 침체에 빠진 시기였지만, 무엇보다 유동성 효과가 강력할 것으로 예상했다. 초유의 강력한 대책들이 나왔고, 국제적 공조가 이뤄졌다. 초저금리, 실질적인 제로 금리, 여기에 양적 완화 정책까지, 국채는 물론, CP까지 매입하는 전례가 없는 공격적인 확장적 통화정책이 진행됐다.
여기에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연이어 발표됐다. 유동성 효과를 간단히 볼 수 없는 것이다. 그 결과, CDS와 스프레드가 굉장히 빠르게 축소돼가고 있다. 신용경색은 적어도 한고비를 넘겼다. 통화 유통속도는 과거 수준보다는 떨어진 상태이기는 하지만, 본원 통화를 엄청나게 풀어놨기 때문에 상당한 유동성 효과를 가져 온 것이다.
또, 환율 효과가 컸다. 단순히 가격경쟁력뿐만이 아니라 주력 기업들이 갖고 있는 글로벌 경쟁력과 재무 건전성이 높게 평가받았다.
여기서 환율효과란, 원화로 환산한 영업실적이 나아졌다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쟁자들의 시장 지위가 달라졌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분기별, 단기 이익이 늘었다의 문제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늘었다는데 의미가 있다. 자동차와 휴대폰, LCD, 반도체 등의 시장 점유율 상승은 일시적인 것이 아니다.
Q. 1,400 안착할까?
"박스권 흐름이나 소폭의 조정 받을 것" "글로벌 자금의 이동(캐리 트레이드)은 희망적"
1,400 지수 대는 기존 상승과는 다를 것이다. 가볍게 넘어설 수 있는 지수대가 아니다. 많은 긍정적인 신호와 경기 회복 시그널이 나오고 있지만, 1,400 지수는 이미 이런 효과들을 상당히 반영한 지수다.
2,000에서 900까지 빠졌다고 보면, 1,400은 최고점 대비해서도 절반 정도나 회복한 거다. 1차 반등의 흐름은 일단락됐다고 본다. 1,400대에서는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펀드 환매 요구가 많아지고 기관들의 차익실현 욕구도 높아진 상황이다. 조금 무거울 것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유동성이 이머징 마켓쪽으로 강력히 쏠리고 있다. 대만, 홍콩, 인도, 중국, 브라질 할 것 없이 돈이 들어오고 있다. 캐리 트레이드의 시작이다. 돈이 더이상 안전자산에 머물기가 어렵게 됐다.
또, 그동안 과도하게 상승했던 환율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환차익을 얻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는 상당기간 더 이어질 것이다.
따라서 단기적으로는 박스권이거나 소폭의 조정을 보일 것이다. 다만, 글로벌 자금의 이동을 고려했을 때 조정의 폭이 크지는 않을 거다.
Q. 과잉 유동성 논란에 대해...
"정부, 통화확장 정책 이어갈 것" "실물경기 침체로 긴축정책 펴기 어려워"
정부가 과잉 유동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확장적 통화정책의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됐다. 그러나 한동안은 정부가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실물 부분의 침체가 그 전에 보기 힘들 정도로 심각하고 아직까지 회복 조짐은 미비하기 때문이다.
통화정책의 기조를 바꾸려면 인플레이션 같은 지표들이 나타나야 한다. 환율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비자 물가는 높은 편이지만, 최근 환율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은 점차 떨어질 것이다. 인플레이션 조짐이 보이지 않는데 긴축으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거다.
과거 사례를 봐도 유동성을 확 풀었다가 회복이 되기도 전에 급히 조였을 때는 경기에 역으로 부담을 주기도 했다.
지금 조금이라도 긴축하면 다시 신용경색 현상이 빠르게 나타나 가뜩이나 어려운 실물 시장의 회복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 지금은 시중 자금이 실물이나, 장기 투자 이런 쪽으로 빨리 선순환 됐으면 하는 바람을 나타낸 것으로 본다. 단기 부동화 현상을 우려하는 원론적인 발언으로 보고 있다.
Q. 경기 회복에 대한 온도차가 있는 이유?
"내수부진이 체감경기 회복 더디게 만들어" "재고조정 이후 '더블 딥' 올 수도"
수출과 내수를 보면 수출의 회복 속도가 더 빠를 것이다. 내수경기는 회복 속도가 더디고 회복의 폭도 크지 않을 것이다.
가계 부채가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또, 양극화로 계층 간의 격차가 커져 왔다. 급격한 고령화도 내수시장의 탄력을 기대하기 어렵게 만든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졌다고 인식하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최근 경기가 회복의 시그널이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재고조정 효과에 있다. 금융위기 이후, 기업들의 대응이 빨라지면서 재고를 줄이고 가동률을 낮추는 속도가 굉장히 빨라졌다. 따라서 조금만 수요가 늘어도 금방 가동률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경기 회복이 생각보다 빨리 온다고 느끼게 되는 거다.
때문에 일부에서는 재고 조정을 마치고 나면, 다시 수요가 줄어들어 게, 다시 침체로 떨어지는 '더블 딥'을 우려하고 있다.
대체로 동의하지만, W자는 아니고, 약한 더블 딥이 될 것으로 본다. 이전 하락보다는 떨어지는 정도가 약할 것으로 본다. 일종의 계단형 회복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금 얘기되고 있는 회복은 본격적인 경기 상승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회복은 하강 속도가 멈췄다거나 약간 살아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정도다. 체감 경기로 회복을 느끼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자본시장은 통상적으로도 6개월을 경기를 선행하는데다 유동성 효과가 발휘되고 있어 더 빨리 오르고 있는 것이다.
Q. 환율효과 사라질까?
"가격경쟁력 떨어져도 대외경쟁력은 이어질 것" "국내기업 저환율에 내성 갖춰"
환율이 급락하면서 환율효과가 사라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그러나 환율효과로 일단 열린 물고는 환율이 다시 떨어지더라도 영향을 이어갈 것이다.
물론, 한국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 때문에 힘을 받았었지만 일단 거래가 이뤄지고, 기업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면 환율이 천 2백 원대로 떨어졌다고 하더라고 그 기업의 우위는 그대로 상당기간 이어진다. 의미 있는 변화가 생겼다. 구조적인 변화다. 한국 기업의 세계적인 위상이 올라 선 것이다. 주력 기업들의 대외 경쟁력이 돋보인다. 또, 천 2백 원 정도면 여전히 환율효과(가격경쟁력)는 살아 있다.
게다가 상당기간 원화 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들은 품질 경쟁력을 갖추는 계기로 삼았다. 저 환율에서도 나름대로 기업은 성장해왔고, 재무 건전성을 유지해왔다. 우리는 이미 기조적인 원화 강세에 훈련이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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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경제부 정형택 기자는 아침뉴스인 <출발! 모닝와이드> '정형택 기자의 5분경제'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2003년 SBS 공채로 입사한 정기자는 사회부 사건팀과 기획취재팀 등을 거치고 현재는 증권업계를 취재하며 금융시장 흐름에 대한 심도있는 기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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