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가 8일 촛불재판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은 신영철 대법관에 대해 경고·주의 조치를 권고함으로써 사건이 일단락됐다.
윤리위 결정이나 권고가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용훈 대법원장이 사법 관행인 주의촉구 등의 조치를 취하면 사실상 신 대법관은 면죄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논란은 신 당시 서울중앙지법원장과 허만 당시 형사수석부장판사가 2008년 6월19일∼7월11일 8건의 촛불집회 관련 재판을 특정재판부에 몰아주면서 불거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단독판사들은 같은 해 7월14일 모임을 갖고 "시국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몰아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결론을 내린 뒤 신 법원장과 허 수석부장에게 이같은 의견을 전달했다.
신 법원장은 바로 다음 날 단독판사 모임을 소집해 향후 촛불재판은 전산에 의해 무작위로 배당하겠다고 약속했고 논란이 봉합되는 듯했다.
그러나 신 법원장이 재판 개입 소지가 있는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하면서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신 법원장은 8월14일 "정치적인 냄새가 나는 사건은 보편적 결론에 도출하기 위해 노력해달라"고 메일을 보낸 데 이어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되면서 촛불재판이 연기되고 피고인이 보석으로 풀려나자 단독 판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보석을 신중히 결정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월14일∼11월24일 형사 단독판사들에게 3차례에 걸쳐 이메일을 보내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재판을 진행해달라"고 당부했다.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심판 결정을 기다리지 말고 조속한 시일 내에 '유죄 판결'을 내리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신 대법관이 2009년 2월18일 인사청문회와 국회 임명동의를 거쳐 대법관에 임명됐을 때만 해도 이 문제는 '은폐'되는 듯했다.
그러나 2월23일 단독판사들이 회동을 했다는 사실과 신 대법관이 '재판 개입' 소지가 있는 이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신 대법관 관련 의혹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결국 대법원은 김용담 법원행정처장을 단장으로 진상조사단을 꾸려 조사를 벌인 끝에 3월16일 "재판 진행에 관여한 것으로 볼 소지가 있다"는 결과를 발표했다.
이 대법원장은 곧바로 신 대법관 사건을 대법원 공직자윤리위원회에 회부했고 윤리위는 지난달 8일과 이달 6일 2차례의 회의를 연데 이어 이날 마지막 회의를 개최한 뒤 최종 결과를 발표했다.
이날 최송화 윤리위원장은 "외관상 재판 관여로 인식되거나 오해될 수 있는 부적절한 행위"라면서도 사법 행정권의 범위와 한계에 대한 기준과 선례가 확립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경고·주의 조치를 권고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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