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위기에 몰렸던 미국 자동차 빅3 중 가장 몸집이 작은 크라이슬러가 30일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감으로써 회사의 85년 역사에 '오점'을 남긴 채 새로운 장에 들어서게 됐다.
미 정부와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더라도 회사를 청산하는 것이 아니라 신속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익성 있는 회사로 거듭나게 한다는 방침이어서 크라이슬러는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산보호를 통한 강력한 구조조정으로 이미 위기 속에 몸집이 줄어든 크라이슬러의 덩치는 더 작아져 '지프'와 '다지' 등으로 세계시장을 누볐던 크라이슬러의 옛 명성은 한동안 찾아보기 힘들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크라이슬러가 만약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더라도 그 과정은 매우 신속할 것이며 영업을 지속하면서 보다 강력한 입지로 갖춘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의 이런 발언은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상태가 그렇게 오래가지 않을 것이고, 파산법원을 통해 강력하고 신속한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파산보호가 오래 지속될 경우 예상되는 크라이슬러의 진통은 물론 부품업체나 딜러망 등의 타격 등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인 셈이다.
미 정부의 관계자는 크라이슬러가 1개월에서 2개월 정도 파산보호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에 말했다.
크라이슬러는 파산보호를 통해 그동안 제휴 협상을 벌였던 이탈리아 자동차업체 피아트와 고통분담에 합의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주도하는 회사로 재탄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크라이슬러의 주요 자산은 피아트와 노조가 대주주인, 새로 만들어지는 법인에 매각되고 나머지는 정부 관리에 들어갈 예상이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신청 전에 피아트 및 노조와 합의한 바에 따르면 현재의 대주주인 서버러스캐피털은 지위를 잃고 노조와 피아트가 새 회사의 지분을 각각 55%와 20%씩 갖게 되고 나머지는 정부와 채권단 등이 보유하게 될 것으로 블룸버그 통신 등은 전했다.
크라이슬러가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가게 된 것은 69억달러에 이르는 크라이슬러 채권을 보유한 채권단이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를 피할 수 있는데 필요했던 빚 탕감에 동의하지 않은데 따른 것이다.
미 정부는 크라이슬러의 주요 채권자인 JP모건체이스 등 4개 대형 은행과 69억달러의 빚을 탕감하는 대신 20억달러의 현금을 제공하는데 28일 잠정 합의했지만 다른 채권자들이 반발하자 현금 규모를 22억5천만달러로 높여 수정 제시했지만 46곳의 채권단 모두의 동의를 얻는데 실패했다.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 신청이 불가피했던 다른 이유로는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의 딜러망 등을 정리하는데 있어서도 파산법원을 통하는 것이 더 쉽고 크라이슬러가 기존에 가졌던 환경 분담금 납부 의무나 영업망 유지에 대한 부담도 줄게돼 피아트가 더 유리한 조건에서 제휴에 나설 수 있는 점 등이 지적되고 있다.
앞서 경기침체에 따른 차 판매 급감과 금융위기로 인한 신용경색으로 몰락위기에 몰렸던 크라이슬러는 미 정부의 4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지원받고 감원과 비용절감, 피아트와의 제휴 등 강력한 자구책을 마련해왔다.
크라이슬러는 2월 정부에 제출한 자구책을 통해 3천명을 추가 감원하고 자동차 3개 모델의 생산을 중단하기 하는 한편 자동차 생산 능력을 10만대 가량 줄이고 고정비용을 7억달러 삭감하기로 했다.
크라이슬러는 2007년과 2008년에 이미 3만2천명을 감원해 전세계적으로 작년말 현재 직원 수는 5만4천명이나 자구책에 따라 그 수가 더 줄게 되고 생산량도 더 감소하게 돼 재탄생하는 크라이슬러의 덩치는 크게 위축될 전망이다.
크라이슬러는 그동안 파산을 피하기 위해 정부가 요구한 강력한 자구책에 따라 노조와 고통분담에 대해 합의를 했고 피아트와의 제휴 협상에서도 진전을 이뤘다.
소형차 부문 협력과 지분 참여 등을 내용으로 한 크라이슬러와 피아트간 제휴 계약은 정부가 크라이슬러에 추가 자금지원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구조조정의 핵심 내용중 하나이다.
크라이슬러는 또 UAW와 퇴직자 건강보험 기금 출연금 경감조치에 합의하고 조합원들의 승인도 받았다.
그러나 크라이슬러의 파산보호를 통한 구조조정이 정부의 기대만큼 신속하게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크라이슬러의 채권단과 수천개의 딜러가 파산보호 과정에서 신속한 구조조정을 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일련의 법적 대응을 통해 막고 나설 수 있다면서 불확실한 앞날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뉴욕=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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