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자문역할을 하는 각종 위원회의 일부 위원장들이 최근 잇따라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이른바 `실세 위원장들'이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면서 야당은 물론 여권 내부에서도 비판론이 제기되는 등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
최근 논란의 중심에는 `사교육과의 전쟁'을 공론화하고 나선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이 서 있다.
곽 위원장이 잇단 언론인터뷰에서 `밤 10시 이후 학원교습 금지' 계획 등을 내놓으며 교육개혁 정책의 전면에 나서자 해당 부처에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 너무 앞서 가는 것 아니냐"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다.
야당으로부터는 `교육부통령'이라는 말이 나왔고, 여당 지도부까지 나서 "자문기구의 장이 자기 생각을 마음대로 얘기하고 교육과학기술부와 혼선을 빚는 것은 옳지 않다"며 자제를 촉구했다.
가뜩이나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전면참여 시기와 관련해 정책조율 기능에 대한 비판으로 곤욕을 치른 청와대도 곽 위원장의 돌출행동이 또다시 `혼선'으로 비쳐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가 묻어난다.
기획재정부 장관에서 물러나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로 자리를 옮긴 강만수 위원장도 구설에 오르고 있다.
우선 강 위원장이 29일 발표한 `교통운영체계 선진화 방안'이 지난 2006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장 시절 추진했던 것으로, 당시에도 논란이 적지 않았던 사안인 데다 경찰청이 주도적으로 진행해야 할 정책에 대해 부처간 조율역할을 하는 국경위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게 적절한 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강 위원장이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언론브리핑을 하겠다고 발표한 뒤 다른 일정을 이유로 취소했다가 결국 뒤늦게 브리핑을 강행한 것을 놓고도 일각에서는 참모 역할을 해야 할 인사들이 지나치게 노출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참여정부 시절 `위원회 공화국'이라는 비판이 있어 현 정부 출범후 위원회를 많이 정리했으나 핵심 위원회는 더 힘이 커져 독주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일선에서 정책을 추진해야 할 정부부처가 이에 거부감을 보일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들 실세 위원장의 역할에 대한 긍정론도 만만치 않다. 관료사회의 무사안일과 부처이기주의를 깨기 위해서는 이른바 `엠비(MB) 철학'을 꿰뚫고 있는 이들이 전면에 서야 한다는 논리다.
청와대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의 서울시장 시절부터 핵심 참모 역할을 해온 강 위원장과 곽 위원장 등이 역할을 해야 개혁에 속도를 낼 수 있다"면서 "방법론에 있어서는 문제가 있지만 누군가는 짊어져야 할 짐"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참모는 "이 대통령이 최근 곽 위원장과 관련된 논란에 대해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공식 언급을 준비했으나 결국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면서 "이는 논란이 증폭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지만 정책방향에 대해서는 대체로 공감한다는 뜻이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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