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이 임박했습니다.
앞서 검찰은 '소환 前 서면 조사'라는 이례적인 카드를 던졌는데, 이를 놓고 검찰 안팎에서는 갖가지 해석이 나왔습니다.
먼저 '시험문제를 미리 알려준 것 아니냐'는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통상 검찰은 뇌물 사건의 경우 은밀히 수사한 뒤 피의자를 부르거나 체포해 허점을 파고드는 방식을 써왔는데, 이런 수사관행과 다르다는 것입니다.
반면 검찰이 자신감을 표현한 것이란 해석도 있었습니다. 이미 충분한 증거를 확보해 놓은 만큼 서면조사를 통해 검찰 '패'를 보여주더라도 상황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란 뜻입니다. 무엇보다 검찰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만큼 노림수가 따로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대검 관계자는 "수사팀이 먼저 서면조사를 제안한 것"이라며 "서면 질의서에 함정을 파놓고 노 전 대통령이 여기에 빠지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검찰이 서면질의서를 보낸 지 사흘 뒤 기다리던 답변서가 도착했습니다.
검찰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의 첫 마디는 "노 전 대통령이 구체적인 답변보다는 포괄적으로 답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 시간이 상당 시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노 전 대통령의 답변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노 전 대통령은 구체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다"고 하거나 답변 자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노 전 대통령은 또, 답변서 16페이지 가운데 5페이지를 '피의자로서의 방어권'을 강조하는 데 할애했다고 검찰은 설명했습니다.
검찰이 혐의 사실을 미리 언론에 공개해 노 전 대통령이 방어권을 행사하는데 제약을 받고 있다고 역공을 편 것으로 풀이됩니다.
적어도 검찰이 기대했던 함정에 노 전 대통령이 걸려들지 않은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소환 조사라는 정면 대결을 앞두고 전초전 형식으로 받아들여졌던 서면 조사,,, '승부사' 기질을 보여온 노 전 대통령이 수(手) 싸움에서 우위를 차지했다는 해석이 우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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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03년 신문기자로 시작해 2007년 SBS에 입사한 김지성 기자는 사회2부 법조팀에서 검찰 출입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뚝심있고 끈질긴 기자정신으로 현장을 누비는 김 기자는 정치부에서도 활약했으며, 2003년에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겨놓은 비자금'과 관련한 특종보도로 큰 반향을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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