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소의 ARS 여론조사가 선거 조사는 제일 정확한데, 왜 공심위에서는 전혀 활용하지 않았느냐."
지난 10일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선 4.29 재.보선 공천 심사에서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여연) 조사 결과가 배제된 것에 대한 최고위원들의 문제제기가 잇따랐다.
먼저 허태열 최고위원이 입을 열었다. 허 최고위원은 "한국 정치문화에서 전화면접은 정확하게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면서 "공심위에서 비용도 들지 않는 여연 조사를 이용하지 않고, 외부 조사결과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몽준, 송광호 최고위원, 홍준표 원내대표 등의 동조 발언이 이어졌다.
안경률 사무총장이 "여연 조사는 상대후보가 있을 때 정확하고, 보안도 신경쓰여 그렇게 된 것"이라며 "당 공천인 만큼 당 연구소가 하는 것이 오히려 신뢰도에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외부 기관에 의뢰했다. 앞으로는 여연도 활용하겠다"고 설명하며 문제는 일단락됐다.
4.29 재.보선 공식 선거전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여의도연구소가 보이지 않는다.
선거 조사는 여연이 제일 정확하다며, 기선을 잡기 위해 여연 여론조사 결과를 하루가 멀다하고 공개하던 이전과는 사뭇 배치되는 풍경이다.
표면적으로는 ARS조사의 공신력을 이유로 들고 있지만 사실상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간 미묘한 긴장이 이유라는 게 공공연한 당내 분위기다.
특히 경주 재선거가 문제였다고 한다. 지난달 말 경주 공천을 앞두고 정종복 전 의원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친박 성향의 정수성씨의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정씨가 정 전 의원을 12%포인트 차로 앞섰다는 것.
공교롭게도 외부 기관 조사에선 정 전 의원이 정씨를 앞서는 것으로 집계됐고, 정 전 의원 공천 이후 아직까지 여연에선 재.보선 관련 여론조사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다음 조사에서도 결과가 안 좋을 경우 `잘못된 공천'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연 조사 결과를 둘러싼 계파 간 신경전은 비단 이번만이 아니다.
`친박 숙청'의 피바람이 불었던 지난 18대 총선 공천에서도, 여연 여론조사 결과가 거의 실시간 외부로 전해지며 친박인사 낙천의 부당성의 주요 논거로 활용돼 왔다.
게다가 당시에도 주류측에선 여연 여론조사 결과가 친박 인사들에게 다소 유리하게 나오는 측면이 없지 않다며 조사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안 사무총장이 `보안'과 `신뢰도'를 이유로 에둘러 여연 여론조사에 대해 부담감을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여연 여론조사 시스템은 주류인 임태희 정책위의장이 여연 소장 시절, 여론조사 기능을 보강한다며 대폭 예산을 투자해 현재에 이르렀다.
한 관계자는 12일 "결국 경주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예단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여론조사를 아예 주문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한나라, '여연 조사 공천심사 배제'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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