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가족이 희망이다' 연중기획보도에서 우리 아이들의 문제를 집중해서 짚어드리고 있는데요. 아이들의 정서장애는 조기치료가 관건이지만, 주위의 시선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유병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정서 장애를 앓고 있는 아이들을 상담 치료하는 사설 학교입니다.
박수소리에 맞춰 춤을 추고, 간이 당구대에서 놀이를 합니다.
놀이같지만 모두 집중력을 키우는 치료입니다.
일주일에 한번 받는 이곳 치료는 친구들이나 학교 선생님에겐 절대 비밀입니다.
[초등학교 5학년 : 뭐, 정신병자나 장애인 정도 취급 을 할 것 같은데. (선생님도?) 절 정신병자 취급하고요.]
[초등학교 4학년 : (애들이 알면)왕따를 또 당할 것 같아요, 4학년 때는 안 당하면 좋겠지만.]
학교가 파한 저녁 시간, 아동전문 정신과 병원에도 치료를 받는 아이들로 넘쳐납니다.
이곳을 찾은 부모들도 치료사실을 숨기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정서 장애 초등생 어머니 : 처음보는 사람이나 이웃에서 볼 때 어머 그래? 걔가 거길 다녀? 이런식으로.]
[그런 정신과를 왜 가느냐, 군대갈 때도 결혼할 때도 따라다니는데.]
아이들의 정서 장애는 선생님들이 발견하기 쉽지만 선뜻 부모들에게 알리지 못합니다.
[초등학교 교사 : 사실 학부모들이 잘 모르잖아요. 정신과 가보라고 그러면 우리 아이를 정신병자 취급한다고 그렇게 하기 때문에 그 말하기도 사실은 굉장히 조심스럽고.]
정서 장애아들 가운데 치료를 받는 경우는 10명 중 한명 꼴에 불과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대부분이 병을 그대로 안고 성장기를 보내면서 치료 시기를 놓치고 있습니다.
[류한욱/소아정신과 전문의 : 청소년 문제의 큰 원인이 되죠. 학교를 빠지게 되거나 집에서도 부모님의 컨트롤이 더 이상 어려워지면 귀가시간이 아주 늦어지거나 집에 오지 않거나.]
정서장애는 조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학교와 사회의 인식이 중요합니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서는 학교안에 치료 수업과정을 도입하고 있고 친구와 교사,학부모가 장애아 치료를 위해 공동의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작은 장애에 큰 벽을 쌓는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의 병이 깊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