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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운하 '역사적인' 착공

어제(25일) 경인운하가 착공됐습니다.

정부 표현대로라면 새로운 물류 문화 관광의 중심이 될 경인운하의 첫삽을 뜬 것이고, 서해안시대의 지평을 넓힌 사건입니다.

그런데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이런 역사적인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식이 없는 겁니다.

어제 착공 현장에는 경찰과 시민단체 회원들만 대치하고 있었습니다.

수자원공사의 경인운하건설단장는 아예 사무실을 비웠더군요.

초라하기 그지 없는 잔칫집이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지난주 국토부와 수자원공사의 설명은 이랬습니다.

"착공식을 연기해야겠다. 귀빈 경호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주 설명은 이렇게 바뀝니다.

"귀빈들의 일정이 안맞는다. 인천시장은 해외 출장중이다."

어이가 없지요. 옹색한 변명이지요.

대통령이 바쁘거나 대통령이 오고가고 머물 때 경호가 어려우면 대통령 빼고 착공식 하면 됩니다.

4대강 살리기 사업 착공식에는 국무총리, 국토부 장관이 주도해서 했습니다.

정부 변명, 한마디로 거짓말입니다.

그럼 왜 착공식 안했을까요.

캥기는 게 많기 때문입니다.

수자원공사가 올 1월 기준으로 공사비를 계산해봤더니 당초 예상보다 1,800억원이 더 들게 생겼답니다.

민자사업을 공공사업으로 돌리면 또 세금이 붙는다네요. 그게 3,400억원입니다.

게다가 화물 터미널의 컨테이너 하역비를 너무 비싸게 책정해서 물동량이 줄어들 우려가 있답니다.

뿐만 아닙니다. 제방도로 통행료를 도로공사의 고속도로 통행료 평균보다도 훨씬 높게 잡아서 통행료 수입이 별로 없을 거라는 것이 수자원공사의 의견입니다.

돈은 더 많이 들고 기대효과는 떨어지는 사업이 된겁니다.

input에 비해 output이 형편없는, 해서는 손해볼 사업이라는 겁니다.

그동안 시민단체들이 "경인운하는 경제성 없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번엔 경인운하를 총괄하는 정부기관이 "경인운하는 경제성 없다"고 자인한 겁니다.

정부가 이런 사업을 착공하면서 폭죽 터뜨리고 군악대 나팔 불게 하면 멋쩍겠죠.

정부가 어제 경인운하 착공식을 안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강에 배 띄우는 거 당연한 일입니다.

그 배에 사람 태우고 물건 싣고 다니면 돈도 되겠지요.

우리 수천년 동안 강에 배 띄워 살았지 않습니까.

또 세계 최고 조선기술 가진 우리나라가 기름 흘리고 다니면서 강 더럽힐 배 만들겠습니까.

다만 솔직하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강에 배 띄우는 것을 운하다, 대운하다 거짓말하고 (자연하천에 배 띄우는 것은 '주운', 맨땅 파고 물 채워 배 띄우는 것은 '운하') 돈 안되는 운하를 자꾸 돈 된다고 최면걸고….

정부가 이러면 안되지요.

마음 터놓고 소박하고 조용하게 나라 사업 벌였으면 합니다. 제발요.

 

[편집자주] 부동산 시장과 건설업계를 담당하는 김태훈 기자는 2003년 SBS로 자리를 옮겨 사회부 사건팀을 거쳐 경제부 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대운하 사업과 4대강 살리기 등 논란이 많은 이슈들에 대한 치밀한 취재로 시사성 높은 기사들을 보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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