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를 타고 퇴근하다 졸음운전 통학버스에 치여 숨진 전남대 백정선(51.수학과) 교수는 학창시절 때 이미 '수학 천재'로 통했다.
백 교수는 당시 못 푸는 수학 문제가 없을 정도여서 함께 공부했던 동급생이나 선·후배들은 그에게 '백 도사'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백 교수와 77학번 동기인 서울대 신동우 교수(수리과학부)는 11일 "백 교수는 단순히 두뇌가 명석한 것만 아니라 주관이 뚜렷하고 정의감이 있는 '선비형' 인물"이라며 "특히 남도 문화가 몸에 배어 창(唱)과 단소 연주에 능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학과 교수로서는 드물게 해외 유학을 거부하고 국내에서만 학위를 받은 순수 국내파였다. 앞으로 더 훌륭한 연구 업적을 낼 수 있었던 학자"라고 신 교수는 덧붙였다.
서울대 자연대 학생부학장 계승혁 교수도 "2년 후배인 백 교수와 수학과 조교를 함께 했는데 해석학 분야의 '편미분 방정식'에서 특히 두각을 나타냈었다"며 "소중한 인재를 잃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슬하에 두 자녀를 둔 백 교수는 물리학을 전공하는 아들이 한국과학기술원(KAIST) 대학원에 진학한 데 이어 딸이 올해 서울대 화학부에 합격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 사람들의 슬픔을 더하고 있다.
백 교수의 서울대 수학과 후배로 현재 전남대 수학과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곽민규 교수는 "사교육을 시키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백 교수는 자신이 창의력 계발에 좋은 놀이를 만들어 자녀와 함께 놀아주곤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백 교수가 임용된 뒤 20여 년 동안 자동차 운전면허도 따지 않고 자전거 출퇴근을 고집했던 까닭은 단순했다.
곽 교수는 "'보성 벌교 촌 사람이라 승용차 운전이 맞지 않는다'는 말을 했었다"고 전했고, 백 교수의 처남인 건국대 문명호 교수(수학교육과)도 "본인 성격에 운전하기 싫어서 그랬던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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