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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만 원짜리 크림의 비밀

'국산'이 '명품'

가방, 옷, 자동차 뿐 아니라 화장품에도 '명품'은 있습니다.

대부분 '명품' 화장품하면 '샤넬, 랑콤, 에스티로더' 같이 백화점 1층 화장품 코너에 즐비한 해외 화장품을 떠올리실텐데요. 가격대도 좀 있고, 브랜드 파워도 있고, 나름 입소문도 난 화장품이 다 모여있다 하는 백화점 화장품 매장이 요즘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설화수', '후' 같이 한자 이름으로 된 우리나라 화장품 매장이 늘었다는 것입니다.

롯데 측은 화장품 브랜드별 판매순위에서 '설화수'가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유명 브랜드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경쟁력이 있어 그 자리에 들어가게 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설화수' 한 브랜드만의 매출은 5천 5억 원이었습니다. 6조5천억 원 대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화장품 시장의 11% 정도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그렇다고 '설화수' 화장품의 가격이 싼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8만 원짜리 에센스는 지난해에만 160만 병이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였다고 하네요.

잘 나가는 국산 화장품은 '설화수' 뿐 만이 아닙니다. 국내 전체 백화점 화장품 판매순위 2위는 LG생활건강 화장품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LG생활건강의 '오휘', '후', '숨' 등의 브랜드 매출액은 모두 합쳐 지난해 5천3백억 원대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후'에서 나온 프리미엄급 크림 '환유고'는 68만 원이나 하는 어마어마한 고가 화장품인데도 불구하고 한 달에 1천개 씩 꼬박꼬박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라고 하네요.

국산 화장품의 인기는 우리나라에서만으로 그치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동양인의 피부에 맞게 만들어지다 보니 일본, 중국, 베트남에서의 인기는 너무나 당연하다고 합니다. 한류 열풍까지 불면서 한국산 화장품을 찾는 외국인은 더 늘었고요.

특히, '후'의 경우엔 지난해 말부터는 베트남의 3% 상류층 여성을 공략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가의 화장품을 '꽃미남'들이 직접 배달해주는 이른바 '꽃미남 마케팅'을 통해  해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화장품은 동양권을 넘어 서양권에까지 진출하고 있는데요. 헐리우드 스타가 우리 화장품 쇼핑백을 들고 있는 모습이 파파라치 사진에 찍혀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프리미엄급 고가 국산 화장품 뿐 아니라, 중저가 브랜드 들의 선전이 눈에 띕니다. 대표적인 중저가 브랜드 '더페이스샵'은 연매출이 2천억 원이 넘고,  '미샤' 등도 해마다 1천억 원 대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들 브랜드에 대한 외국인들의 선호도도 높아서요. 지난해 10월부터 올 1월까지 롯데면세점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즐겨찾는 상품 10위 권 안에  '한스킨'의 비비크림 2종과 '미샤'의 비비크림 1종이 포함되기도 했습니다.

국산 화장품의 성장세가 계속 이어지면서, 정부도 화장품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보고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는데요. 사상 처음으로 화장품 산업의 연구, 개발을 지원하는 예산을 책정했고요. 2018년까지 생산액 7조6천억 원, 수출액 1조7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세계 명품' 화장품을 육성해 현재 세계 12위인 화장품산업 국가 순위를 7위 권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야심찬 계획도 세우고 있습니다. 보란듯이 해외 유명 화장품의 콧대를 꺾어놓은 우리 토종 화장품... 더 나아가 조만간 세계 화장품 시장도 장악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편집자주] 경제부 권란 기자는 현재 공정거래위원회와 유통업계를 출입하고 있습니다. 2005년 SBS 공채로 입사해 사회부 법조팀과 사건팀에서 활약하기도 했던 권 기자는 꼼꼼하고 성실한 취재로 소비자들을 위한 알짜 정보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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