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고흥길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장이 미디어관련법안을 직권 상정하자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던 방송통신위원회 간부들은 "앞으로 지켜볼 도리밖에 더 있겠느냐"고 말을 아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은 이날 고 위원장이 22개 미디어관련법안을 전격적으로 직권 상정한 직후 회의장이 '아수라장'으로 변하자 현장을 조용히 지켜보다 곧 자리를 일어섰다.
전격적인 법안 상정 직후 잠시 황망한 표정을 짓던 최 위원장은 고 위원장의 산회 선포가 이뤄진 것을 확인하고선 청와대에서 열리는 국무회의 참석을 위해 국회의사당을 출발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최 위원장이 선뜻 무슨 말을 꺼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황부군 방송정책국장도 "여야가 첨예하게 맞섰던 법안이었던 만큼 소관 법률 당사자인 방통위가 직권상정에 대해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며 "앞으로 상황을 지켜볼 도리밖에 없다"고 말했다.
방통위 간부들은 법안의 상정이 이뤄졌는지 여부가 불명확했던 상황에서도 "의사봉을 세 번 두드렸다", "상정된 게 맞다"고 전하며 은연중 속내를 내비쳤다.
또 다른 방통위 간부는 고흥길 위원장이 배포한 성명서를 전달하며 "법안 상정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은 '미디어관련법 상정에 대한 입장'을 통해 "미디어관련법안의 상임위 상정은 앞으로 문방위 소속 의원 전원이 참여하는 대체토론, 여야 의원으로 구성된 법안심사소위 심사와 위원회 의결이라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정은 법안의 통과가 아니라 논의의 시작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방통위는 미디어관련법안에 대한 충분한 의견수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국회의 입법 과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전혀 예상을 못 한 상황에서 순식간에 상정이 이뤄졌다"며 "고 위원장이 '허허실실' 전략을 편 것 같다"고 평하기도 했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야당이 상정된 법안에 대해 앞으로 비타협적인 자세로 일관할 것 같다"며 "갈 길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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