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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좋은 곳으로"…시민들 눈물로 작별인사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식이 열린 20일 서울 명동성당에 모인 시민들은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보며 슬픔을 억누르지 못했다.

장례 미사가 진행되는 대성전 앞에서 내내 울먹거리던 유수정(65.여)씨는 영성체 의식이 끝나자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뜨렸다.

유씨는 "우리나라 역사의 산 증인이고 국민들의 모범적인 지도자였던 분이 돌아가셔서 너무 슬프다"면서도 "한편으론 추기경님이 더 좋은 곳, 주님 곁으로 가시기에 기쁘기도 하다"고 말했다.

자식과 남편을 잃고 평소 종교에 의지해 살아왔다는 김모(69.여)씨는 "김수환 추기경은 모든 것을 품어주신 큰 어른이었다. 텔레비전에서 중계한다지만 그 몇 시간 서 있지 못하겠나 싶은 생각에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김 추기경의 증손자뻘인 강동준(13)군은 "아침 6시 대구에서 친척들과 함께 고속철도(KTX)를 타고 올라왔다"며 "추기경님이 팔순을 맞았을 때도 한번 만나 사진을 함께 찍었는데 너무 어려서 기억이 안 난다"고 안타까워했다.

강군은 "엄마가 훌륭한 분이었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셨다"며 "좋은 나라에 가셔서 앞으로도 좋은 일 많이 하셨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가톨릭합창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윤은선(37.여)씨는 "김 추기경님이 살아생전에 우리 가톨릭 합창단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아껴주셨다. 그런 모습에서 추기경님의 인자한 성품을 확인했었는데 돌아가셔서 무척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성당 정문으로 미처 들어가지 못한 1천여 명의 신도들은 가톨릭회관 앞 주차장과 성당으로 오르는 언덕길에 서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고 전광판을 통해 장례 미사를 함께했다.

언덕길에서 운구 차에 실려 떠나는 김 추기경을 바라보던 손명숙(50.여)씨는 가톨릭 회관에 걸린 추기경의 사진을 가리키며 "추기경님이 하늘나라에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것 같다. 이미 하늘나라로 가셔서 우리를 내려다보며 같이 미사를 드리는 것 같아 눈물이 난다"며 연방 눈물을 훔쳐냈다.

운구 행렬을 따라 내려가던 남궁 순일(54.여)씨는 "평생 좋은 일만 하고 가셨는데 이렇게 돌아가시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 하늘나라에서 별이 떨어진 것 같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눈물로 김 추기경의 마지막 가는 길을 환송하던 한 중년 여성은 운구행렬이 눈에서 사라지자 서 있기조차 힘겨운 듯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자리를 떠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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