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인간 상태인 환자의 연명치료를 중단하고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고법 판단이 이틀 후에 내려진다.
8일 서울고법에 따르면 김모(76·여) 씨의 자녀가 어머니에게서 산소호흡기를 제거해 달라며 서울 세브란스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무의미한 연명치료 장치 제거 등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 공판이 10일 열린다.
작년 2월 김씨가 병원에서 폐 조직검사를 받다 출혈로 인한 뇌손상으로 식물인간 상태에 빠지자 자녀는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달라'며 소송을 냈고 같은 해 11월 서울서부지법은 김씨의 존엄사 의사를 추정할 수 있다며 인공호흡기를 제거하라는 판결을 사상 최초로 내렸다.
법원은 "김씨에 대한 치료는 상태 회복이나 개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해 의학적으로 무의미하고 기대 여명, 나이 등을 고려하면 그는 이 같은 상태를 유지하기보다 호흡기를 제거하고 자연스러운 죽음을 맞으려는 의사(意思)를 갖고 이를 표시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판결했다.
병원 측은 항소심 없이 곧바로 대법원 판단을 구하려고 비약상고 방침을 밝혔지만 자녀의 반대에 부딪혀 항소했다.
서울고법 민사9부(이인복 부장판사)는 변론준비기일과 변론기일을 각각 1차례 열어 사건 쟁점과 양측 주장을 확인했다.
양측은 김씨의 상태 등 1심에서 확인한 사실 관계에 대해 따지지 않기로 해 항소심 판단은 결국 환자의 존엄사 의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인간 상태인 김씨가 생각과 의견을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평소 그의 말과 행동 등을 통해 현재의 의사를 추정할 수 있는지, 추정 가능하다면 이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등이 호흡기 제거 여부를 판단하는데 주요 쟁점이 된다는 것이다.
그간 자녀는 김씨가 수년 전 남편에 대한 며칠 간의 생명 연장 수술을 거부하고 임종을 맞게 했고 당시 '내가 기계에 의해 연명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말한 점, 의식이 없다고 해서 고통을 받지 않는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점 등을 중심으로 존엄사 의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병원 측은 가족 요구로 환자를 퇴원시킨 의사가 살인방조죄로 처벌된 '보라매병원 판결' 등을 고려할 때 김씨의 사망 시기가 임박했는지에 대한 언급 없이 존엄성만을 근거로 호흡기 제거하라고 한 판결을 따르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사건은 시작부터 격렬한 논쟁을 불러일으킨 만큼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한쪽이 상고할 것이 확실해 양측의 법리 다툼은 대법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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