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 극심한 경기침체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안을 이달 임시국회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5개월 뒤인 오는 7월 기간제 사용기간 2년에 걸리는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업대란이 불가피한 만큼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려 이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입니다. 그러나 노동계는 그같은 움직임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 위기 국면이 조성되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당정이 추진중인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내용과 비정규직 근로자의 실태, 노동계.경영계의 입장,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육성, 전문가들이 제안하는 해법 등을 6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정부와 여당의 비정규직법 개정 움직임과 함께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산업구조 다변화와 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양산됐던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보호하기 위해 2년 전인 2007년 7월부터 논란 속에 시행된 비정규직법이 전 사업장으로 완전히 확대 적용되기도 전에 또다시 사회적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된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과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등 비정규직법의 일부를 바꾸기로 하고 이달 임시국회에 개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개정안의 핵심이자 가장 논란이 뜨거운 부분은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한다는 계획이다.
현행법은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시간을 2년으로 제한하고 이를 초과해 사용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무기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법이 시행된 2007년 7월 이후에 신규로 계약하거나 계약을 갱신한 기간제 근로자는 그로부터 2년이 지나면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하고 그것을 원하지 않으면 2년이 도래하기 전에 해고해야 하는 셈이다.
당정이 비정규직법 개정을 서두르는 이유는 전례없는 불황으로 기업의 경영난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당장 오는 7월에 사용기간 제한 2년을 맞는 비정규직이 대량해고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8월 통계청 조사에서 근속기간 2년을 초과한 한시적 근로자가 97만명으로 나타났다는 것을 근거로 올해 7월이면 해고대상(또는 정규직 전환) 근로자가 100만명을 넘을 수도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비정규직법을 그대로 두면 사회적 약자인 이들의 대량실직이 불을 보듯 뻔한 만큼 7월이 되기 전에 사용기간을 4년으로 늘려 사회안전망을 확대하자는 취지다.
노동부 관계자는 "(최근 경제난의 여파로) 기업들이 이미 비정규직을 미리 내보내고 있고 실업한 이들은 새 일자리를 찾기도 어렵다"면서 "사용기간이 4년으로 연장되면 이들이 당면한 고용불안을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을 늘리는 방안이 불황에서 고용위기의 해법으로 제시되고 있는 `일자리 나누기'의 실효성과도 직결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노사정이 고통을 분담하자는 대타협을 이루더라도 기간제한 때문에 대량실업 사태가 불거진다면 일자리 나누기의 의미가 전혀 없을 것이라는 인식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노사의 양보교섭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데 기간제한 위기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일자리 나누기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 상태에서 법 때문에 실직하는 일은 없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정부는 또한 비정규직 고용기간 연장이 최근 고용위기 극복을 위한 단기처방일 뿐만 아니라 고용문제를 구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라는 입장이다.
정규직 근로자의 고용기간을 4년으로 연장하면 숙련도가 높아져서 기간이 차더라도 해고가 쉽지않은 만큼 일단은 사용기간부터 늘려놓고 기업에도 정규직 전환 및 정규직.비정규직의 차별 해소를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런 맥락에서 ▲정규직 전환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차별시정제 실효성 제고 ▲하도급 근로자 보호대책 마련 등도 비정규직법 개정안의 틀에서 함께 논의중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정부가 그 자체로 논란거리인 고용기간 연장과 함께 기간제한 적용제외와 파견 허용업무의 확대 등 재계의 요구를 대거 수용한 것으로 보이는 다수 사안을 개정안에 포함하려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노동계는 당정이 국회에 제출하기로 한 법안이 궁극적으로는 비정규직의 고용불안과 저임금, 차별을 고착화할 것이라며 즉각 폐기를 요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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