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비난과 아울러, 중국, 러시아, 영국, 독일 등의 총리들은 현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은행 건전성 및 규제 강화를 통한 국제금융질서 개혁, 그리고 이를 위한 국제적 공조.협력 체제의 구축 및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이들은 국제공조체제 구축을 위해 진정으로 `내 살도 깎겠다'는 진지한 자세는 보이지 않고, 현 경제위기로 갈수록 커져가는 자국민들의 불만과 분노를 달래고자 구체적인 알맹이는 없는 채 정치적 당위론만 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원희룡 한나라당 의원은 "다양한 글로벌 이슈를 놓고 각 이슈마다 진지하고 열띤 토론이 진행됐던 종전의 다보스포럼 분위기와는 달리, 이번에는 모든 초점이 글로벌 경제위기에 모아졌으나 그다지 경청할 만한 내용들은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물론 현 위기를 계기로 삼아 새로운 국제 금융질서를 어떻게 개혁해 나갈 것인가에 모아져 있다.
제2차 세계대전이후 미국과 영국 주도로 만들어진 브레튼우즈 체제와 그 산물인 IMF와 세계은행의 개혁, 경우에 따라 새로운 국제금융감독 기구의 창설 등을 놓고 G7(서방선진7개국)과 중국.러시아.인도.브라질(BRICs), 그리고 G20에 포함되는 한국.호주.유럽연합(EU).멕시코.인도네시아.사우디.남아공.터키.아르헨티나 등의 입장이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프랑스는 G7을 중국.러시아 등 신흥경제국들만을 포함시킨 G12나 G13 정도로 확대하기를 희망하고 있고, 미국을 제외한 다른 G7 국가들은 대체로 동조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G7내에서도 그렇고, G12나 G13으로 확대한다 해도 대부분이 미국에 대항하는 나라들인 만큼, 미국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이해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나머지 개도국들의 참여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을 대상으로 G7내 다른 나라들과 신흥국들의 압박이 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개편 과정에서 이들의 목소리만이 반영될 경우 우리나라의 국익이 크게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보고 이번 포럼에서 목소리를 한껏 높였다.
한승수 국무총리가 직접 노익장을 과시하면서 30일 `글로벌 경제성장 회복' 세션에 주토론자로 참가해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자면 세계적 일체감이 조성돼야 한다"면서 ▲신흥국 지원을 위한 통화스와프 네트워크 확대 ▲G20 등을 중심으로 한 긴밀한 국제협력체제 구축 ▲취약국 지원을 위한 정부개발원조(ODA) 현상유지 선언 등의 3가지 방안을 제안한 것도 그런 판단에서다.
이 세션에는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 펠리페 칼데론 멕시코 대통령, 칼레마 모틀란테 남아공 대통령 등도 참가했다.
우리 정부는 4월 런던 제2차 G20 금융정상회의가 새로운 국제금융질서 개편 방향의 중대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G20 의장국단의 일원이라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우리를 비롯한 개도국들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 총리가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와 관련, "우리가 신흥개도국 및 개도국의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앞으로 세계의 금융질서가 선진국 위주로만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그런 맥락에서라고 할 수 있다.
한 경제전문가는 "영국과 미국이 IMF 및 세계은행에 최대 수혜자인 점을 감안하면, 일례로 브라운 영국 총리가 이들 기구의 개혁을 주장했지만, 실제로 영국이 기득권들을 내놓을 수 있느냐고 하면 꼬리를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경제전문가는 "미국과 중국, EU 등 강대국들이 향후 국제금융질서를 포함한 국제경제질서의 새로운 판을 짜려하겠지만
한국과 같은 중간국들이 살아갈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말하고 "이 과정에서 우리도 우리의 입지를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보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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