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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대체할 새 경제지표 나오나

한 국가의 경제활동을 나타내는 지표로 가장 많이 쓰이는 GDP(국내총생산)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무엇보다도 환경악화 등 경제적 외부효과나 삶의 질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으며 사회적 효용이 높은 활동을 아예 경제에서 제외하는 등 통계잣대로서는 상당히 미비점이 많다.

아울러 경제활동의 질은 따지지 않고 양만 계산하며 도덕적 가치판단도 배제한다. 이 때문에 GDP에선 정부가 감옥 운영에 쓴 비용과 대학에 쓴 비용이 동일한 숫자로 집계된다. 또 지하에서 석유를 퍼올려 소비자에게 팔았을 때도 자원이 그만큼 줄었든 것으로 계산되는 게 아니고 국가의 부가 늘었다는 것으로 계산된다.

이런 문제가 있음에도 더 나은 잣대가 없다는 이유로 GDP를 계속 써왔으나 이제는 바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28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아마르티아 센 교수가 이끄는 위원회는 4월 GDP를 대체할 새로운 경제활동 측정 방법에 대한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이다.

24인의 저명 경제학자들로 구성된 이 위윈회는 한층 더 종합적이고, 또 일반인들이 알기 쉽고 정책입안자들이 훨씬 더 참고하기 적합한 경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활동 측정 지표가 만들어지면 정치적 우선순위 변경이나 훨씬 더 행복하고 환경친화적인 사회 건설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경제 데이터를 개선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주도했다. 그는 경제 데이터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우려를 보였다. 그는 또 공식적인 경제 데이터가 개인적인 경험과 배치돼 결국 정치와 일반인들의 생활 간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일이 너무 잦다고 공박했다.

아울러 급작스러운 기후변화에 따른 위험이 커지면서 정책결정자들이 경제성장이 전반적인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 평가하지 않으면 안될 상황으로 몰아넣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한 경제체제에서 생산된 모든 상품과 용역의 시장가치를 나타내는 척도로서 GDP는 사회적 진보를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가외로 치더라도 경제성과를 제대로 평가하는 데 많은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최근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이런 GDP의 취약점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경제위기는 미국의 GDP 수치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미국의 성장률은 허구에 기반하고 있다"고 비판을 가했다.

그는 "사람들이 2000년대 미국의 GDP 성장률을 보고 '참 빨리 성장했다'고 말하지만 이는 지속가능하거나 평등한 성장이 아니다. 금융위기가 시작되기 전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2000년보다 상황이 나빠졌다.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겐 2000년대는 퇴보의 10년이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스트클리츠와 센은 ▲표준 GDP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경제·사회·환경적 지속가능성을 데이터에 포함시킬 수 있나 ▲생활의 질을 평가할 수 있는 새로운 지표를 어떻게 고안하나 등 3가지 이슈를 염두에 두고 다양한 대체지표를 점검했다.

위원회는 GDP를 대체할 수 있는 지표 1개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경제통계의 효용과 오용에 대한 전반적인 토론을 촉진할 수 있도록 여러개의 지표를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위원회 멤버인 장 필립 코티는 위원회의 주요 과제 중 하나가 경제 생산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와 경제상황에 대한 주관적인 인식간의 차이를 좁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코티는 "GDP는 애초 경제활동과 생산을 측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며 경제적 만족도를 측정할 수는 없다. 아울러 이는 통계학자들의 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통계학자들이 기여할 수 있는 일로 GDP를 구성하는 각 항목들을 자세히 파악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명확하게 밝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일례로 그는 2001년부터 2006년까지 프랑스 가계의 예산을 조사해 주거비, 세금, 전기·수도료 등 고정적인 지출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돈의 비중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소득 5분위 중 가장 낮은 계층의 '자유 현금흐름'은 2001년 소득의 45%였으나 2006년에는 25%로 떨어졌으며 이는 주로 주거비 상승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코티는 따라서 이 기간 프랑스 GDP가 높아졌어도 이 소득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생활이 더욱 빡빡해졌다고 느낀다고 지적했다.

코티는 "사람들의 인식은 편견이 있을 수 있으나 진실은 사람들의 인식에 있는 경우가 많다"면서 "사람들이 가난하다고 느낀다면 이미 철학적 의미에선 가난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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