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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박 반장] SBS 여론조사를 보면...

정치부 박병일 기자입니다. 기축년 새해에는 경제가 다시 살아나고 정치가 제 갈 길을 바로 찾아가는 한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SBS는 설 연휴를 맞아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해 지난 24일 8시 뉴스를 통해 방송한 바 있습니다. 개각에 대한 평가와 경제팀에 대한 기대치, 그리고 용산 철거 참사에 대한 여론의 판단과 2월 입법전쟁을 앞두고 각 쟁점법안에 대한 여론의 평가가 어떤지를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방송의 특성상 상세히 그리고 분석적으로 전해 드리기가 어려웠던 만큼 이 글을 통해서 각 문항별로 이번 여론조사의 의미를 살펴보도록 할까 합니다. (참고로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 23일 하루 동안 TNS 코리아에 의뢰해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천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한계는 +-3.1%P입니다.)

우선 대통령의 지지도는 34.1%를 기록해, 지난해 8월 이후 30%대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정당지지도에서는 한나라당이 36.8%, 민주당 15%, 민노당이 6.3% 등의 순이었습니다. 기존의 정당 지지도와 큰 변화가 없음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사안이 있습니다. 지난 연말연시 입법전쟁을 통해 민주당은 이른바 ‘MB악법 저지’를 기치로 내걸고 투쟁을 벌이면서 지지도가 상승한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난 입법전쟁에서 발생한 국회 폭력사태에 대한 책임을 보면 한나라당이 잘못했다는 응답이 35.9%, 민주당과 민노당이 잘못했다는 응답이 28.6%, 대통령이 잘못했다는 응답이 15.1%였습니다. 즉, 정부와 여당이 잘못했다는 응답이 51% (35.9+15.1)에 이르러 야당이 잘못했다는 응답보다 월등히 많았지만, 정당 지지도의 변화로는 연결되지 않았다는 얘기로 민주당이 입법전쟁을 통해 새로운 지지층을 창출하는데 실패했다는 의미로도 읽힙니다. 다만, 대통령에 대한 지지도를 보면, 한나라당 지지자가운데 61.4%가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30.2%는 대통령이 잘 못하고 있다고 답했고, 민주당 지지자의 경우는 78%가 대통령이 잘못하고 있다고 답하고 있습니다. 집권 초기보다 한나라당 지지자의 지지강도가 엷어지는 반면, 야당 지지자들의 반대강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지난 입법 전쟁이 민주당이 새로운 지지자를 만들어내는데 실패했지만 기존 민주당 지지자들의 결속력을 높였다고도 볼 수 있을 겁니다.

여기서 소득별, 연령별 정당 지지도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는 월소득 백만원 이하 저소득층 (43.7%)과 4백만원 이상 고소득층의 지지자(43.9%)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는 300~400만원의 중산층이 상대적으로 평균 지지도를 웃도는 19.7%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민노당 지지층 가운데는 200~300만원의 중산층이 10%로 평균 지지도 6.3%를 웃돌고 있습니다. 의외로 100만원 미만의 월 소득자의 한나라당 지지도가 높다는 점은  물론 이들 저소득층의 상당수가 연령대별로 볼 때 고령층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민주당과 민노당이 사회 약자, 저소득자, 소외계층을 당 지지층으로 유입시키는데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것입니다.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우리는 보수와 진보 계층으로 구별하기도 합니다만, 쟁점 법안에 대한 조사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습니다. 우선, 금산분리완화에 대해서는 찬성이 28.4% 반대가 54.2였고,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도 찬성이 23.1% 반대가 69.2%였습니다. 두 사안 모두 반대가 찬성보다 월등히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두 사안을 놓고 볼 때 민주당 지지자의 결집도가 월등히 높습니다.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금산분리 완화와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서 반대하는 사람이 각각 35.1%와 51.7%에 달해,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해도 두 사안에 대해서는 반대율이 꽤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금산분리 완화의 경우 민주당 지지자의 64.9%가 반대하고 있어 평균 반대율 54.2%보다 20%P가량 높은 반면, 한나라당 지지자중 금산분리완화에 찬성하는 응답자는 41.2%로 전체 찬성율 28.4%보다 13%P정도 높은데 그치고 있습니다. 방송법 개정안의 경우는 민주당 지지자의 80.8%가 반대해 평균치 69.2%보다 11%P가량이나 높습니다. 결국 두 핵심 쟁점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이 지지자들로부터 조차도 상당부분 찬성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홍보전에 크게 실패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반면, 한미 FTA와 사이버 모욕죄 신설에 대해서는 각각 찬성이 반대보다 높았습니다. 사이버 모욕죄 도입에 대한 찬반 비율은 70.6% 대 25.4%였고, FTA의 경우의 찬반 비율은 48.3%대 38.2%였습니다.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사이버 모욕죄 도입과 FTA에 찬성하는 비율이 각각 65.8%와 41.8%에 달한다는 점에서 두 사안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홍보전에 실패했다고도 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런데,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사이버 모욕죄 도입의 경우는 20대의 찬성율이 가장 높아 78%로 평균 찬성률인 70.6%를 웃돌고 있습니다. 가장 컴퓨터를 많이 사용하는 계층이 사이버 모욕의 폐해를 느끼고 있다는 점입니다.

쟁점 법안의 처리 방향과 관련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다수결로 처리해야 한다는 응답이 37.1%인 반면, 여야가 합의에 이를 때까지 처리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이 58.7%에 달하고 있습니다. 연령대별로 볼 때 20대의 무려 69.8%가 합의 처리를 지지하고 있고, 30대와 40대도 61.2%와 59.6%가 합의 처리를 지지해 평균치를 웃돌고 있습니다. 즉 젊은 세대일수록 다수결에 의한 강행처리보다는 아무리 이견이 있다 해도 합의처리하기를 희망하는 것을 알수 있습니다.

국회 폭력사태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국회 폭력방지 특별법에 대해 찬성이 59.6% 반대가 35.5%로 국회 폭력을 근절에 대해서는 찬성 비율이 높았습니다. 그런데,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82.9%가 이 법안을 지지했고,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 40.4%가 역시 이 법안을 지지했습니다. 즉, 여당 지지자의 압도적 다수가 지지하고 있는 법안임에도 민주당 지지자라 하더라도 40%이상이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은 국회 폭력사태가 더 이상 일어나선 안된다는 강한 경고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목이라 할 것입니다.

반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을 제한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민주당이 추진하는데 대해서는 찬성이 47.1%였고 반대가 35%였는데, 한나라당 지지자 가운데 이 법안에 지지하는 사람이 35.6%에 달해 비록 한나라당을 지지한다 해도, 직권상정을 통한 강행처리보다는 여야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음을 알 수 있습니다.

향후 경제 전망과 관련해 호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33.2%로 악화될 것으로 보는 응답 34.1%와 비슷하게 나타났고,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29.9%에 이르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연령대별로 살펴볼 필요가 있을 겁니다. 우선 20대 가운데는 현상 유지할 것이다(37.65)가 상대적으로 많았고, 30대와 40대의 경우는 나빠질 것이라고 (각각 46.6%, 40.5%) 전망하는 응답자가 상대적으로 많았습니다. 50대의 경우는 현상유지, 60대의 경우는 호전될 것으로 보는 응답자가 많았습니다. 즉, 사회 주 경제주축들인 3~40대는 우리 경제 전망을 그리 밝게 보고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 체감하는 경제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는 얘기이기 때문입니다.

SBS의 이번 여론조사는 개각을 통해 집권 2기 새로운 국정운영의 방향을 모색하려는 이명박 정부와 2월 입법전쟁을 앞두고 여론 홍보전에 몰두하고 있는 여야에게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고 할 것입니다. 대통령이 새로운 경제 팀을 잘 이끌어서 경제를 되살려주기를 기대하고 있지만 대통령이 독주해서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고 조언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국민은 국회가 싸움판이 되는 것을 싫어하지만 여야가 인내심을 가지고 합의를 이끌어내 주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민심은 천심이라고 했습니다. 민심을 어기면 정치가 제대로 될 리 없습니다. 정부든 여당이든 야당이든 간에, 민심의 흐름을 잘 읽어 고칠 것은 고치고 또 잘못 알려진 게 있다면 제대로 알려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좋은 정치, 좋은 행정을 펴는 바른 길임을 항상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편집자주] 10년전 '출동 코끼리 기자' 또 '박병일 기자의 현장출동!' 등에서 맹렬하고 거침없는 시사고발 취재로 이름을 날렸던 박병일 기자는 현재 차장이 되어 정치부 여당팀의 현장팀장으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특유의 날카로운 시선에 이제는 연륜까지 더해진 깊이있는 정치 기사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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