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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경제협력 강화…관계개선 속도낼까

양자협력·금융위기·북핵문제 등 포괄 협의, 민감이슈 논의안해…언제든 '불씨' 가능성

이명박 대통령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 간의 12일 서울 정상회담은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 관계'를 재확인하고, 이의 실천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는데 의미가 있다.

특히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 시절이던 작년 7월 일본의 중등교과서 해설서 독도영유권 명기 강행으로 전면 경색됐던 양국 관계가 같은 해 9월 아소 총리 취임 이후 서서히 해빙무드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정상회담이 실질적 관계정상화의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양국 외교당국자들은 이번 정상회담에 각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대통령과 아소 총리간 양자 정상회담은 이번이 3번째지만 상대국에서의 정상회담은 처음인 만큼 양국이 앞으로 본격적인 협력관계로 나아가지 않겠느냐는 기대에서다. 이전 2차례의 정상회담은 모두 다자무대에서 이뤄졌다.

실제 양 정상은 1시간에 걸친 이날 회담에서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극복 공조를 포함한 경제분야 실질협력 증진, 대학생 교류를 비롯한 문화 및 인적교류 확대, 북핵문제 등 한반도 정세, 아프가니스탄 재건 등 국제무대에서의 협력 확대 등 다양한 현안에 대해 심도있게 의견을 교환했다.

우선 양 정상은 지난해 4월 합의한 미래지향적 성숙한 동반자관계를 재확인하고 올바른 역사인식의 바탕 위에 서로 이익이 되는 협력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두 정상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만나 현안를 협의키로 해 '셔틀외교' 복원도 공식화했다.

양 정상은 다만 양국 갈등의 직접적 도화선이 됐던 독도 영유권 문제나 일본의 독도 주변 해역 조사 문제는 공식 의제에서 제외하고 서로 언급도 자제했다.

이는 독도 문제가 여전히 양국관계 개선의 중대 걸림돌로 남아 있지만 발등의 불인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양국간 협력이 절실한 만큼 일단 이견을 뒤로 미루고 경제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보인다. 양 정상 모두 '경제살리기'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고 있다.

아소 총리가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일본 재계 인사들을 대거 대동한 채 방한한 점이나 양 정상이 경제분야에서 가장 많은 합의를 이룬 점도 이 같은 분석과 무관치 않다.

구체적인 양자 경제협력 문제와 관련해 양 정상은 실질적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부품소재산업 분야에서 일본 기업의 한국 진출이 확대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키로 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정부가 작년 12월 지정한 구미 등지의 부품소재전용공단에 일본기업이 진출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양 정상은 또 제1차 중소기업 CEO(최고경영자)포럼을 올 여름 일본 도쿄(東京)에서 개최키로 하는 등 중소기업간 교류를 확대하고 우주.원자력 등 과학기술분야에서의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국제경제와 관련해 금융위기 극복 공조를 위해 올 4월 제2차 런던 G20 금융정상회의를 앞두고 금융시스템 개혁, 거시경제 정책 공조, 보호무역주의 대처 등에 있어 긴밀히 협력하고, 아시아 역내 상호자금 지원체계인 치앙마이 이니셔티브(CMI) 다자화 공동기금을 확대하며, 우리나라의 금융안정화포럼(FSF) 가입을 위해 일본 정부가 적극 지원한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

원칙적이나마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의지를 다진 것도 의미가 있다.

지난해 12월 베이징(北京) 6자회담 3차 수석대표회의가 성과없이 끝나면서 6자회담이 난관에 봉착한 가운데 양 정상은 6자회담을 통한 북핵 해결 원칙을 재확인하고 계속 인내심을 갖고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는 위기에 처한 6자회담의 동력을 계속 살려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가운데 한일 정상이 경제위기를 계기로 다시 정상간 대화를 활성화하고 셔틀외교를 복원했지만 앞날은 결코 순탄치 않다는 지적이다. 독도나 역사왜곡 문제가 터질 경우 양국 관계는 언제든 다시 냉각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전대미문의 경제위기를 극복하려면 지금은 양국이 긴밀히 협력할 때"라면서 "그러나 앞으로 독도 문제 등이 다시 관계악화의 불씨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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