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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드러난 '부패 경찰관' 요지경

광주 지역 경찰관들의 비리가 연일 폭로되고 있는 가운데 8일 광주지법에서 법정구속된 전직 경찰관 김모(35) 씨의 범행은 '부패 경찰관'의 전형을 보여준다.

광주지법 판결문과 검찰의 수사기록 등에 따르면 광주 서부경찰서 형사과에서 근무하던 김 씨는 2005년 순경에서 경장으로 승진하자마자 평소 자주 찾던 다방의 업주 선모(37) 씨를 알게 됐다.

선 씨는 마침 자신의 아내가 형사사건에 연루돼 '해결사'를 찾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는 김 씨가 자주 찾던 '티켓다방'(성매매를 매개로 영업하는 다방) 여러 곳과 속칭 '호스트 바'까지 운영하고 있었다.

선 씨는 자신의 업소가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현직 경찰관을 든든한 '배경'으로 삼아 불법 영업을 일삼았고, 업소가 단속되거나 다시 형사사건에 연루될 때를 대비해 이때부터 김씨에게 2년 동안 매월 100만 원씩 갖다 바쳤다.

김 씨가 보였던 행동도 가관이었다. 그는 선 씨가 불법으로 고리를 뜯는 사채업에 손을 대겠다고 하자 "열심히 해 보라"고 격려해주는가 하면 선 씨의 영업을 도우려고 경찰 내부망을 통해 전과를 조회해 주기도 했다.

이들은 급기야 공범들과 손을 잡고 취업 사기 행각에도 뛰어들었다. 선 씨는 김 씨가 '찍어준' 피해자들에게 접근해 "대기업에 취직시켜 주겠다"고 속였고, 김 씨는 옆에서 현직 경찰관 신분을 내세우며 '바람'을 잡아 약 60명에게서 10억 원 가까운 돈을 받아 가로챘다.

김 씨는 가로챈 돈을 나눠 갖는 것도 모자라 선 씨로부터 3차례에 걸쳐 9천500만 원을 받아내 시가 4억5천만원 상당의 아파트를 마련하는 데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쓰고 애인의 거처까지 마련해 줬다.

김 씨를 기소한 이성윤 광주지검 특수부장은 "지명 수배된 애인을 숨겨주거나 애인과 만날 때마다 선 씨가 따라오게 해 데이트 비용을 모두 내도록 한 것은 김씨에게는 범죄의 축에도 끼지 못할 정도"라고 혀를 찼다.

(광주=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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