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에서는 함께 타고 가던 자동차가 트럭과 부딪치는 교통사고로 남편과 어린 두 자녀를 한꺼번에 잃은 여성이 이들의 장례식을 잔치처럼 밝고 즐거운 분위기 속에서 치르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뉴질랜드 북섬 피롱이아에 사는 카일리 니컬러스라는 여성으로 지난 3일 와이카토 지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남편 저스틴(34)과 딸 제이든(10), 아들 케이드(7) 등 일가족 3명을 잃었고, 막내 티아(3)는 부상으로 6주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카일리는 같은 차에 타고 있었지만 천만다행으로 혼자만 크게 다치지 않았다.
그 덕에 그는 이제 감당할 수 없는 고통을 가슴 속에 쓸어 담으며 남편과 두 자녀를 위한 장례식을 혼자 준비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그는 뉴질랜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는 10일 가족들을 위한 장례식을 치를 것이라며 장례식은 그들이 지금까지 살아온 생을 축하하는 즐겁고 밝은 자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딸 제이든은 재즈와 힙합 댄스를 좋아했고 미국가수 해나 몬태나의 열렬한 팬이라면서 특히 주변에 친구들도 많아 자신의 집은 그녀의 친구들로 늘 북적대곤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아들 케이드는 언제나 미소를 잃지 않는 따뜻하고 다정한 소년이었다며 "그는 독서를 좋아하고 시와 동화를 쓰기도 하는 아주 감성이 풍부한 아이였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샤워를 하기 위해 목욕탕에 들어갔다 나와서 보면 내가 갈아입을 옷을 놓아둔 탁자 위에 '엄마, 사랑해요'라고 쓴 쪽지가 놓여있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10일 오전 11시 피롱이아 학교 강당에서 열리는 장례식은 두 자녀의 친구들이 참석해 마지막으로 시간을 함께하는 자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며 "그들이 좋아했던 노래도 함께 부르고, 그들의 짧은 생을 축하해주는 자리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이든과 케이드에게 마지막으로 작별인사를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는 장례식 전날까지 찾아와 인사를 나눌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사고 순간을 회상하며 "단 5초만에 나의 세계는 완전히 바뀌어버렸다"며 "지금 나의 최우선 목표는 이번 주를 어떻게든 넘기고 티아가 부상에서 나아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수많은 변화들이 찾아올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 끝없이 울었지만 아직도 현실감이 잘 느껴지지 않고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 같은 고통을 받는 게 자기 혼자만은 아니라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 너무 깊숙이 빠져들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처음에는 자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 다음에는 나 자신과 티아를 들여다보고, 그 다음에는 내 주변도 찬찬히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잘 믿어지지 않을지 모르지만 넓은 시야에서 바라보면 하나의 사건은 주변 사람 모두에게 물결처럼 파문을 일으키며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사건이 나 혼자에 국한된 게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것은 두 자녀의 어린 친구들에게 관한 것이기도 하고 사고를 낸 트럭 운전사와 사고 현장에 왔던 모든 사람들에게 관한 것이기도 하다"며 "사람들과의 대화가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클랜드<뉴질랜드>=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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