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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국과 극적타결 기로에 선 국회

여야 극한 대치…국회 파행 13일째

국회가 30일 파국과 정상화의 기로에 섰다.

'새 정부에 맞는 새 정책'을 내세운 한나라당과 '악법 철회'를 요구하는 민주당의 극한 대치가 13일째로 접어든 가운데 전날부터 여야간 대화가 이어지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여야간 협상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협상 개시는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여야 모두 협상테이블에 앉았다는 점은 어느 쪽도 '파국'을 원치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다.

전대미문의 경제난을 맞아 사회 각 분야의 고통 분담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국회와 여야 정당만이 이를 외면한 채 구태의연한 충돌을 이어가고 있는데 대한 싸늘한 국민적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문제는 여야간 담판 결과다. 전날 4시간 가까운 두차례의 협상에도 불구하고 "진전이 없었다"는 양측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이날 '마지막 협상'에 대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여야 '날선대치' 계속 =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날 오전 원내대표 회담을 앞두고 기싸움이라도 하듯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한나라당은 13개 사회개혁 법안을 제외한 경제살리기 법안 등 72개 법안을 연내 처리하겠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여야 합의 가능한 민생법안을 처리하되 방송법 등의 철회를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대선과 총선에서 연거푸 패배하지 않았느냐"며 "국민에게 불신받은 것을 인정해야 하고 거기에 따른 행동을 해야 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사회개혁 법안 13개를 합의 처리해줄 수 있다"며 "대신 경제살리기, 위헌관련 법률, 일몰 법안, 예산부수 법안에는 올인하겠다"고 말해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안정 때까지 국민 분열과 혼란을 부르는 이념법안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라"고 촉구했다.

원혜영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방송법과 한미 FTA 비준안을 경제법에 묶어 견강부회식으로 밀어붙이겠다고 하면 양보의 여지는 없다"며 "청와대가 국회운영의 걸림돌이 돼선 안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야가 계속 '강 대 강' 입장만을 고수, 협상 자체가 무산될 경우 파국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막판 타결 가능성이 완전히 닫혀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한나라당 지도부와 청와대는 원칙적으로 '강경론'에 서있지만, 당 일각에서 법안처리 강행에 따른 역풍을 우려, '선별 처리론'이 나왔다는 점에서 양보 수위를 한단계 높일 가능성도 있다.

동시에 민주당도 극한 대치에 따른 결과물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선명 야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과정에서 지지도 상승이라는 효과를 거뒀지만, 정작 국회 파국이후 대안은 마땅히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핵심은 방송법.한미FTA = 여야간 협상이 지지부진한 대표적 이유로 방송법 개정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안을 둘러싼 현격한 입장차가 꼽힌다.

한나라당이 방송법과 한미FTA 비준안을 각각 '반드시 연내 처리돼야 할' 위헌 관련 법안, 경제살리기 법안으로 분류한 만큼 협상의 여지가 줄어든 상태다.

하지만 민주당은 방송법을 '악법'으로 분류하고 있고,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서는 '절차적 정당성'이 훼손됐다는 점을 거론, 그 처리를 극력 저지할 태세다.

그렇다 해도 협상 가능성은 열려있다.

우선 한미 FTA 비준안과 관련, 한나라당이 연내 처리를 고집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대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취임식 이전 처리한다는 민주당의 약속을 전제로 내걸었다.

또한 이번 협상의 뜨거운 감자인 방송법에 대해서도 한나라당은 전날 회담에서 대기업의 종합편성채널 최대 보유지분 기준을 기존 30%에서 20%로 낮추는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국·정상화'의 또다른 열쇠…국회의장 = 이날 여야간 막판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국회가 바로 파국으로 접어드는 것은 아니다.

국회 파국은 한나라당의 '법안 처리 강행'를 전제로 하기 때문으로, 김형오 국회의장이 질서유지권 및 직권상정이라는 권한을 행사하지 않는 한 한나라당도 법안 처리를 강행할 수 없다.

현재까지 김 의장은 여야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쟁점 법안에 대한 직권상정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여야 3당이 민생법안 처리에 이견이 없으므로 우선 31일 본회의를 열어 여야 합의된 민생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힌 점도 갈등을 유발할 법안을 직권상정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따라서 김 의장이 이 같은 스탠스를 유지할 경우 국회 파국 내지 정상화가 결정되는 시점은 내년 1월초로 넘겨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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