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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이유 있나"…해넘기는 검찰수사 사건들

검찰이 올 한해 기세 좋게 수사에 나서 이목을 끌고서도 일부 사건은 결국 해결되지 못하고 `미제'로 해를 넘기게 됐다.

이 중에는 관련자가 잠적하거나 더는 수사자료를 찾을 수 없는 일반적인 경우도 있지만 `외부 변수' 때문에 수사가 진전되지 못했거나 발표가 미뤄진 민감한 사건도 꽤 있다.

2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7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퇴임하면서 봉하마을에 청와대 업무처리 프로그램인 `e지원'을 자체 구성해 놓고 재임 때 생산한 기록물을 불법 반출했다는 사건을 수사했지만 결론 내지 못했다.

검찰은 애초 늦어도 이달 초까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어떤 식으로라도 끝마치고 사건을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연말에 친형 건평씨가 대검찰청에서 수사를 받아 구속기소되는 바람에 노 전 대통령을 조사하지 못했다.

전직 대통령 형제를 한꺼번에 수사기관이 불러들이기엔 정치적 부담을 상당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이다.

검찰은 방대한 자료를 확보했기 때문에 피고발인(노 전 대통령) 조사라는 수사의 형식요건만 갖추면 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져 영구 미제라기보다는 `시한부 미제'로 분류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친ㆍ인척의 이름이 오르내린 수사 역시 해를 넘기게 됐다.

이 대통령 사돈인 조석래 회장의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은 효성건설 전 자금담당 직원을 횡령 혐의로 구속하긴 했지만 개인 비리로 결론났고 다른 `불투명한' 자금의 흐름이 있다고는 했으나 정체가 뚜렷이 밝혀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가 조작 의혹도 "조만간 소환된다"는 풍문만 남긴 채 내년으로 미뤄지면서 "검찰이 현 정권 친인척 비리 수사에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열 환경재단 대표의 환경운동연합 공금 횡령 사건도 이달 초 구속영장이 기각된 이후 주목할 만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해야 할 형편이다.

이 사건은 현 정권의 대운하 사업을 반대한 시민단체를 겨냥한 `표적 수사'라는 해석을 낳기도 했다.

지난 5∼6월 미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에서 경찰에 폭행당했다면서 시민들이 검찰에 제기한 고소ㆍ고발 사건도 내년으로 안고 가게 됐다.

검찰은 "시민에게 폭행을 했다는 경찰의 신원이 특정되지 않는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폭력 시위'를 한 시민의 사법처리가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점과 비교하면 형평성을 잃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광우병 위험을 보도한 PD수첩 수사도 관련자들이 검찰에 나오지 않아 교착상태이고 KTㆍKTF 납품 비리 사건 수사에서도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 수석과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의 이름이 거론되긴 했지만 연결고리가 되는 인물이 잠적하는 등의 이유로 수사가 더 진전되지 못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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