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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범행 전 주위 관심에 "모르겠다" 일관

교수들과 주고받은 이메일 10여 건 공개

지난 2007년 4월 미 버지니아공대 총기난사 사건의 범인인 조승희가 범행 전 정신적으로 매우 불안한 상태였음을 보여주는 이메일 내용이 일부 공개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0일 보도했다.

버지니아공대의 교내신문인 대학신문이 지난 18일 자체 웹사이트(www.collegiatetimes.com)에 게재한 10여건의 이메일은 조승희가 2004년부터 교수들과 주고 받은 것으로, 조승희가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를 놓고 지도 교수들과 대화를 나눈 내용이 담겨 있다.

조승희의 범행이 비정상적 정신 상태에서 비롯됐음을 입증하는 이번 교신 내용은 희생자 유족들에게 전달된 지 하루만에 교내신문이 입수, 보도함으로써 일반에 알려졌다.

이들 이메일을 보면 교수들이 강의 내내 침묵을 지키고 동료 학생들과 어울리지 못하는 조승희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지만 그는 "모르겠다"며 무뚝뚝한 태도로 일관했다.

범행 1년 전인 2006년 2월9일 밥 히콕 교수가 "무엇 때문에 수업 시간이나 내게 말을 하지 않는지 말해줄 수 있겠니?"라고 묻자 조승희는 그날 바로 답신을 보내 "모르겠다. 나는 말을 잘 못한다.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히콕 교수는 "미안한데 보다 더 너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싶다. 네게 무슨 일이 있는지 말해줄래?"라고 관심을 보였지만 다음날 답신에서 조승희는 "말은 해보려 하겠다"면서도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말수가 없는 조승희였지만 때로는 정황한 글로 교수들에게 경위를 따져묻는 등 집요한 태도도 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 3월 시(詩) 중간고사에서 F학점을 받자 당시 학과장이었던 루신다 로이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 "F는 59점 이하로 알고 있다. 0점에서 59점까지는 큰 차이가 있는데, 내가 정확히 몇 점인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조승희에 대해 교수와 학생들은 캠퍼스 상담센터에 도움을 요청할 것을 조언했으며, 이들 중 일부는 8살에 미국에 건너온 그가 영어에 능통하지 못해 학교생활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게 아니냐는 추정도 했다.

또 교수와 대학 관계자들이 주고 받은 이메일을 보면 한 학교 관계자는 조승희가 자폐아가 아닌지 궁금해했던 것으로 나타났으나, 대학측은 이런 문제를 조승희의 부모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WP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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