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증권맨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보유한 우리사주가 폭락하고 성과급이 줄어 지갑이 얇아진 것도 서러운데 고용불안마저 엄습하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 직원들은 작년 7월 주당 5만 7천300원에 우리사주 청약에 참여했으나 15일 종가는 3만 9천350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주가가 1만 9천800원까지 떨어졌던 지난 10월 말에 비하면 많이 회복됐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어 발걸음이 무겁다.
이 회사 직원들은 사측이 재차 우리사주 청약을 받아 오는 24일 주당 1만 6천원에 물량을 배정키로 함에 따라 '물타기(주가 하락시 추가매입으로 매입단가 낮추는 행위)'에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다.
같은해 11월 우리사주 배정에 참여한 현대증권과 메리츠증권 직원들은 주당 1만 6천400원, 1천638원에 우리사주 배정을 받았지만, 15일 종가는 1만 950원, 980원으로 떨어져 애물단지다.
사상 최대 실적에 연간 20억원의 성과급을 받는 직원이 탄생할 정도로 몸값이 뛰어올랐던 올해 봄과 달리 성과급 전망도 우울하기 짝이 없다.
25개 증권사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2008회계연도 상반기(4∼9월)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상반기 급여는 평균 3천400만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1% 줄었다.
HMC투자증권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46.3%나 감소해 가장 많이 줄었고, 대우증권 32.7%, 유진투자증권 32.1%, 현대증권 30.0%, 굿모닝신한증권 21.7%, 메리츠증권 17.1% 등의 하락률을 보였다.
증권사들의 급여 급감은 하반기 들어 장이 안 좋아지면서 성과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가 892.16까지 내려갔던 10월과, 역시 변동성이 컸던 지난달 급여를 합치면 더욱 초라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임원들의 경우 성과급이 줄어든 것과 별도로 연봉삭감의 아픔을 겪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임원연봉의 20%를 삭감했고, NH투자증권도 임원연봉의 10%를 깎았다.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의 특성상 내년 봄이 되면 증권맨들에겐 고용불안까지 더해질 것으로 보인다.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곳은 하나대투증권과 증권 관계기관뿐이지만, 침체장이 이어지면 연봉협상이 주로 이뤄지는 내년 봄에는 임금이 줄거나 재계약이 안 되는 인력마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하나대투증권은 임직원 1천765명 중 201명의 희망퇴직을 마무리하고 유사 부서들을 통폐합하는 한편 20%가량 되는 본사 임직원을 영업점으로 내보내는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증권예탁결제원은 500명인 임직원 정원을 20명 감축했다.
연말연시에 조금이라도 비용을 줄이고자 직원들에게 연차휴가를 쓰도록 독려하거나 '일회용 컵 쓰지 않기' 등 사무실 물자절약,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자제와 같은 허리띠 졸라매기가 증권사마다 진행되고 있는 것도 증권맨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통상 증권업계 구조조정은 임원 임금삭감→지점통폐합→리서치인력 축소→희망퇴직 순으로 이뤄진다"며 "내년 2월 이후 봄이 다가오면 증권맨들의 고통은 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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