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개원하는 전국 25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첫 합격자들이 지난 5일 발표된 가운데 법조인이 되기 위한 첫 관문을 넘은 합격자 1천998명의 면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주요 대학들에 따르면 대기업 직원부터 행정고시 출신 공무원, 의사, 기자 등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길을 가던 인재들이 법조인이 되기 위해 로스쿨에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서울대 로스쿨에 합격한 김재왕(30) 씨는 시각장애인이면서 국가인권위원회 전문 상담원을 지낸 남다른 배경을 갖고 있다.
김 씨는 서울대 생물학과를 나와 생물학자의 꿈을 키워왔지만 차츰 시력을 잃어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03년에는 병원에서 시력 대부분을 상실했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김 씨는 포기하지 않고 더 큰 일을 위해 로스쿨을 준비해 왔다.
김 씨는 "저를 믿고 묵묵히 뒷바라지해 준 아내에게 감사할 뿐"이라고 말하고 "수년간 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얻은 값진 경험을 바탕으로 공익 인권 분야를 공부해 장애인들의 권익 신장에 힘을 보태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중앙대 로스쿨에 합격한 김유나(29.여) 씨는 CBS와 MBN 등 라디오와 케이블TV 등에서 활약해 온 아나운서 출신이다.
김 씨는 대학에서 중국문화학과를 나왔는데 장차 문화미디어법을 전공하기 위해 관련 분야 법에 특화한 중앙대에 지원해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고 한다.
중앙대 관계자는 "김 씨 외에도 방송작가와 대기업 전자공학연구원, 문화재 관리자 등 특이한 경력을 가진 지원자들이 대거 합격했다"고 전했다.
또 이화여대 로스쿨에 들어간 이선미(23.여) 씨는 최연소로 의사국가고시를 통과한 의사 출신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이 씨는 경기과학고를 2학년으로 졸업하고 서울대 의대를 나와 최연소로 의사가 된 특이 경력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로스쿨 합격자 중 김 씨를 포함한 4명이 의사 출신이며, 모 방송사 기자 출신도 있다"고 덧붙였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각 대학이 발표한 합격자들을 보면 법학이 아닌 다른 전공 출신자 비율이 최대 85%에 달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존 법과대학 체제와 달리 다양한 배경과 경험을 가진 이들을 법조인으로 양성한다는 로스쿨의 취지에 들어맞는 결과"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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