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간제 비정규직 근로자의 3분의1 이상이 현행 비정규직법상 사용기간 제한의 폐지를 원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노동부는 취업·인사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지난달 20∼31일 전·현직 기간제 근로자 831명을 대상으로 '기간제 사용기간 인식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4.3%가 사용기간 제한(현행 2년)을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고 1일 밝혔다.
3∼4년으로 연장해야 한다는 답변(23.4%)까지 포함하면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사용기간 제한을 완화하거나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노동부는 분석했다.
2년의 사용기간 제한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16.0%, 2년 미만으로 줄여야 한다는 응답은 23.2%였다.
사용기간 제한이 얼마나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도움이 안 된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60.9%에 이르렀다.
이에 대해 노동부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본격화하면서 기간제 근로자들도 현실적으로 고용 안정을 위해 고용기간을 늘려야 할 필요성을 적극 제기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법률(기간제법)에는 기업체가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기간 만료 뒤에도 계속 고용하려면 반드시 정규직(무기계약)으로 전환하라는 규정이 있지만 최근 경기침체로 정규직 전환 대신 아예 고용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노동부는 보고 있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사용기간 만료 이후의 기업 대응에 대한 예상으로 '정규직 전환'(13.9%)보다 '교체사용'(61.0%)이나 '파견 및 용역 전환'(38.6%)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또 근로자 조사와 함께 실시된 기업체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했거나 사용 중인 기업 197개사 중 절반에 가까운 49.7%가 '비정규직법 시행으로 기간제 사용방식이 달라졌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이 중 기간제 근로자를 무기계약으로 전환했다는 기업은 22.4%(이하 복수응답)에 불과한 반면 용역 또는 파견 근로자 사용(36.7%), 다른 비정규직으로 교체 사용(35.7%), 일자리 감축(13.3%) 등 정규직화를 거부한 기업이 훨씬 더 많았다.
이번 조사가 기간제 근로자의 사용기간 연장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법 개정안을 밀어붙이기 위한 '여론 조작'이라는 노동계의 비판도 제기됐다.
한국노총은 성명을 내 "이번 조사는 최근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구조조정과 고용불안을 우려하는 노동자들의 불안 심리를 노린 전형적인 여론조작 행위"라며 "경영 악화시 법에 관계없이 구조조정 1순위가 될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것 자체가 부정적인 대답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노총은 또 노동부가 민감한 사안을 놓고 신빙성이 높은 전문기관에 면접이나 전화 설문을 의뢰하는 대신 취업 포털사이트의 온라인 조사에 의지했다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