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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계 불황 속 빛나는 문학의 선전

'개밥바라기별' 등 베스트셀러 상위권 휩쓸어

전반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 출판업계의 불황도 심화하는 가운데 몇 년간 부진했던 문학작품이 모처럼 서점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흥행 보증수표'인 국내외 인기 저자들의 신간 출간이 잇따르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개봉도 이어지면서 문학작품들이 최근 종합 베스트셀러 상위를 휩쓰는 양상이다.

실제로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와 YES24 등 전국의 온·오프라인 서점 11곳의 판매 현황을 집계해 발표한 11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국내외 작가들의 문학작품이 1위에서 6위까지를 모두 점령하고 있다.

황석영의 자전적 성장소설 '개밥바라기별'(문학동네)이 4주째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동명 영화의 개봉에 맞춰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눈먼 자들의 도시'(해냄)가 2위에 올랐다.

그룹 에픽하이의 리더 타블로의 첫 소설집 '당신의 조각들'(달), 파울로 코엘료의 산문집 '흐르는 강물처럼'(문학동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신1',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 등도 뒤를 잇고 있다.

이 밖에도 10위를 차지한 이외수의 산문집 '하악하악'(해냄)을 비롯해 기욤 뮈소와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 소설 등도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어 상위 20위 중에 절반 이상을 문학 작품이 차지하고 있다.

자기계발서적과 실용서적의 인기 속에 최근 몇 년간 맥을 못 추던 문학 작품, 특히 한국문학 작품이 모처럼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출판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학의 부활' 조짐이 최근 경제 전반의 불황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한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경제 위기 속에서 독자들은 감동과 위안을 주는 스토리텔링에 대한 욕구가 커지게 되는데 결국 문학작품을 통해 그 욕구를 충족시키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출판인회의 집계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에도 법정스님의 에세이 '산에는 꽃이 피네'를 비롯해 양귀자의 '모순', 김주영의 '홍어', 은희경의 '아내의 상자' 등 문학작품이 상위 5위 안에 포진한 바 있다.

한 소장은 "경제 위기 속에 기존의 경제경영서들이 퇴조를 보이고 초등학생 중심으로 사교육이 재편되면서 아동출판 시장 규모도 많이 줄어드는 가운데 대중과 호흡하는 좋은 문학작품들이 계속 나와준다면 하반기에 시작된 문학의 선전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러한 문학의 강세가 출판시장의 전반적인 약세 속에 나타난 상대적인 현상이라는 점에서 최근 몇 년간 반복되고 있는 '문학의 위기'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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