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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존엄사 허용'에 환영

"법제화로 사회적 혼란 막겠다"

법원이 28일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에게 존엄사를 허용하는 첫 판결을 내린 데 대해 의료계는 그동안의 숙원이 일부 받아들여졌다면서 대체로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계는 그간 넓은 의미에서 소극적 안락사로도 볼 수 있는 '존엄사'를 인정해 달라는 입장을 입법기관 등을 통해 줄기차게 요구해 왔다.

의사협회가 2001년 11월 제정, 공포한 의사윤리지침 30조(회복불능환자의 진료중단) 2항을 보면 의학적으로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나 가족 등의 대리인이 생명유지 치료를 비롯한 진료의 중단이나 퇴원을 문서로 요구하는 경우 의사가 이 요구를 받아들이는 것은 허용된다고 적혀 있다.

한발 더 나아가 대한의학회는 2002년에 만들었던 '임종환자의 연명 치료 중단에 대한 의료윤리지침'을 통해 현대의학기술을 적용한 적극적인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고 사망이 임박한 것으로 판단되는 '임종환자'에 대해 의사가 치료를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도 했었다.

물론 이 같은 의학회의 지침은 '적극적 안락사' 논란만 빚다 결국 제정되지 못했지만 그만큼 의료계에서는 안락사에 대한 법률적 근거 마련이 절실했음을 엿볼 수 있다.

또 2006년에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이 불합리한 연명 치료 중단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의사협회는 존엄사 허용 판결이 그동안 주장해 온 의료계의 입장을 상당부분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중환자의학회 고윤석 회장(서울아산병원 교수)은 "이번 판결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시켰다는 점에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면서 "특히 식물인간 상태의 환자가 의사를 표시할 수 없는 상태에서 환자의 추정적 의사만으로 존엄사를 허용한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중환자의학회 등은 관련 의학자들끼리 존엄사에 대한 의사결정 시기 등에 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뒤 법제화를 추진함으로써 사회적 혼란을 막겠다는 입장이다.

의사협회 김주경 대변인은 "의료계는 품위있는 죽음에 대해 찬성하는 입장을 견지해 온 만큼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면서 "환자 본인도 남아 있는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않기를 원치 않고, 가족 입장에서도 연명치료에 따른 환자의 고통이 너무 오랫동안 계속되기를 원치 않는다면 존엄사가 인정돼야 한다는 게 의료계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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