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주가연계증권(ELS)은 급락장은 물론 상승장에서도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가지수나 특정 주식의 가격 변동에 따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유가증권인 ELS는 통상 코스피200지수나 삼성전자, POSCO 등 개별주식 기초자산이 평가 시점에 기준가 대비 원금손실이 발생하는 구간인 `하방 배리어(통상 기준가의 60∼70%에서 설정)' 밑으로 하락하지 않으면 고수익을 내도록 설계돼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와 POSCO 주가에 연동해 수익이 결정되는 만기 2년짜리 ELS 상품의 경우 만기에 두 종목의 주가가 모두 기준가 대비 70% 이상이면 연 20%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식이다.
증권사들은 ELS가 특정지수나 가격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고객에게 만기 때 원금과 이자를 줘야 하기 때문에 위험회피(헤지)를 위해 지수선물과 주식 현물 등을 사모은다.
주가가 하락해 특정지수나 가격에 닿기 직전까지 갈수록 증권사들이 사모으는 지수선물이나 주식현물은 늘어난다.
이후 지난달말 처럼 주가가 급락하면서 ELS 기초자산의 가격이 특정지수나 가격에 도달하는 경우 더 이상 고객에게 만기 때 이자를 주지 않아도 되고 원금에서의 손실도 고객이 부담하게 되기 때문에 증권사들은 헤지가 필요 없어져 헤지물량을 털어낸다.
당시 증권사들은 헤지물량인 지수선물을 매도하면서 프로그램 매도를 불러와 주가지수를 더욱 끌어내린 주범으로 지목받아왔다. 지수선물과 함께 역시 기초자산으로 자주 쓰이는 삼성전자나 현대중공업, POSCO 등의 현물을 판 것도 지수하락에 이바지했다.
그러나 ELS의 기초자산이 특정지수나 가격을 터치한 뒤 증권사가 헤지물량을 털어냈다고 증시에 있어 ELS의 영향력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들은 ELS 상품 구조적인 이유 때문에 기초자산이 특정지수나 가격을 터치한 이후 고객에게 가는 것보다 더 큰 손실을 보기 때문에 `하방배리어'를 터치한 후에도 손실만회 차원에서 지수선물이나 현물을 매수해 주가지수를 끌어올리기도 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기초자산인 삼성전자와 POSCO 주가가 모두 기준가 대비 70%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 그 때까지 30%에 달하는 손실은 고객의 부담으로 돌아가지만, 증권사의 손실은 통상 40~50%에 달하기 때문에 추가매수를 통해 손실을 만회하고, 이는 지수상승에 이바지한다는 얘기다.
대우증권 심상범 수석연구위원은 "ELS가 장의 급락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지목됐는데 하방배리어를 터치했다고 해서 게임이 끝나는 건 아니다. 증권사는 하방배리어 터치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는 손실보다 더 큰 손실을 입기 때문에 손실만회 과정에서 주가 반등에도 기여를 한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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