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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중경', 성기·음모노출에도 심의통과

재중동포 장률 감독의 신작 '중경'이 언론시사회를 통해 공개되면서 이 영화가 성기와 음모 노출 장면에도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은 것이 주목받고 있다.

28일 서울 스폰지하우스 중앙에서 열린 기자시사회에서 공개된 '중경'에는 주요 인물 중 하나인 왕 경관(허궈펑)이 여주인공 쑤이(거쿼이)와의 정사에 앞서 장시간 성기를 노출하며, 쑤이의 아버지를 상대하는 매춘녀의 음모 역시 풀숏으로 등장한다.

'중경'은 이미 지난 6월 별다른 논란없이 영상물 등급위원회로부터 제한상영가가 아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지만 공식적으로 상영된 것은 이날 기자시사회가 처음이었다.

그동안 '팻걸'(2004년)이나 '영아담'(2004년), '몽상가들'(2005년), '색,계'(2007년), 올해 '섹스 앤 더 시티' 등의 외화에서 성기나 음모가 노출된 영화가 제한상영가 등급을 피해 일반 등급을 받은 적은 있지만 한국 영화로는 전례가 거의 없었다.

'중경'은 중국 국적의 장 감독이 중국 배우, 스태프들과 만들었지만 한국 영화사 스폰지가 100% 투자해 만들어 영화진흥위원회의 국적 분류에는 한국 영화로 구분돼 있다.

'중경'의 심의 결과는 개별 장면을 중시했던 과거와 달라진 최근의 심의 경향을 반영한다.

2002년 박진표 감독의 '죽어도 좋아'는 성기노출과 구강성교 등의 장면이 문제가 돼 색보정으로 화면을 어둡게 한 뒤 어렵게 '18세 관람가'(현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으며 1999년 이지상 감독의 '둘 하나 섹스'는 영등위의 전신인 공연예술진흥협회로부터 2차례 '등급보류'를 받은 끝에 일부 장면을 삭제해 '18세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영등위측은 "장면의 노출 정도만 놓고 심의를 하지는 않고 있다. 극의 흐름상 자연스러운 장면이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다음달 6일 개봉하는 '중경'은 1997년 이리(현재의 익산)역 폭발사고를 모티브로 한 영화다. 영화는 중국 중경(충칭·重慶)에 사는 여성 쑤이의 외로운 삶을 그렸다. 장률 감독은 '망종'으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고 '경계'로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감독이다.

영등위의 영화 심의 체계는 전체관람가, 12세 이상 관람가, 15세 이상 관람가, 청소년 관람불가, 제한상영가 등 5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이 중 제한상영가 등급은 이 등급의 영화가 상영되는 제한상영관이 1곳도 없어 제한상영가 등급을 부여받은 영화는 실질적으로 개봉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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