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군사회담 북측대표단 대변인 명의로 남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또 하나 발표했습니다. 제목이 "우리 군대는 빈말을 하지 않는다"인데, 전체적인 내용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주겠다'라는 것으로 포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행동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봐서, '다시 한번 경고하고 위협하는 수준이다'라고 보여지는데, 발표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렇습니다.
"전단살포 계속되면 단호한 실천행동"
먼저, "삐라살포행위와 날조된 모략여론전이 계속된다면, ... 군대의 단호한 실천행동이 뒤따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실천행동이 무엇인지는 뒷 부분 문장에서 나오는데, "지난 10월 2일 북남군사실무회담에서 밝힌" 행동이라고 합니다. 지난 2일 남북 군사실무회담에서 북한은 '삐라 살포가 계속될 경우 개성관광 사업과 개성공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군사분계선을 통한 남측 인원의 통행이 제대로 실현될 수 없으며, 개성 및 금강산 지구내 남측 인원의 체류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북한의 선제타격은 모든 것을 잿더미로 만들 것"
둘째, 지난 9월 우리 군이 실시한 '합동화력시범' 등을 예로 들면서, 남한이 "선제타격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은 "보다 강력한 ... 앞선 선제타격으로 대응"하겠다는 것인데, 북한의 "앞선 선제타격"은 "불바다 정도가 아니라 반민족적이고 반통일적인 모든 것을 재더미로 만들고 그 우에 자주적인 통일조국을 세우는 정의의 타격전"이 될 것이라고 합니다. 말이 무시무시한데, 북한이 내놓는 문건들은 대개 이런 식의 과격한 표현들을 즐겨쓰기 때문에, 거친 말투 자체에 매몰될 필요는 없습니다.
"남북합의 안지키면 중대결단 실행"
세째, 남한 정부가 "력사적인 북남선언들과 그에 따른 모든 북남합의들을 말과 행동이 다르게 대한다면, 북남관계의 전면차단을 포함한 우리(북한)의 중대결단이 실행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6.15와 10.4 선언을 지키지 않으면 남북관계의 전면중단을 각오해야 될 것이라는 얘기인데, 남북관계 전면차단은 지난 16일 노동신문 논평원 글에서도 언급된 바 있습니다.
결국, 종합적으로 다시 보면, '이명박 정부가 북한을 압살하려고 시도하고 있고, 대북전단 살포 근절을 요구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으므로, 북한은 부득이 실천으로 나갈 수 밖에 없는데, 그 실천의 방법은 개성공단 중단을 포함한 남북관계의 전면 중단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번 발표의 말미에 "우리(북한) 군대는 괴뢰당국의 차후 움직임을 예리하게 지켜볼 것이다"라고 한 점이나, 이번 발표의 성격을 '성명'이나 '담화'보다 격이 낮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 형식'을 취한 것으로 볼 때, 북한의 행동이 구체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미국 대선이 하나의 기점될 수도...
그렇다면, 관건은 '북한의 행동이 구체화되는 게 언제쯤일까' 하는 것인데,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을 하나의 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즉, 북한과의 대화를 강조하는 오바마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된다면, 남북관계가 당분간 안좋아도 북한에 별로 부담이 없을 것이기 때문에, 남북관계를 단절시키는 조치들을 실천에 옮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지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확정되는 11월 초순 이후가 남북관계의 중대한 고비가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
[편집자주] 보도국에서 흔히 '안박사'로 통하는 안정식 기자는 95년 SBS 공채 5기로 입사해 지금은 통일부 출입기자로 활약하고 있습니다. 통일 문제, 북한 정세와 관련한 오랜 취재와 함께 관련 연구로 박사 학위까지 받은 학구파 기자로 전문성과 깊이있는 분석이 담긴 기사를 전해주고 있습니다. |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