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부문으로 옮겨가면서 기업들이 더욱 심각한 위기가 올 것에 대비, 은행들이 그랬던 것처럼 현금 보유량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24일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을 비롯한 세계 글로벌 기업들이 잇따라 투자 계획을 보류하는 등 혹시 있을 위기상황에 대비해 현금을 쥐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최근 영국의 소매업체 DSG 인터내셔널이 설비투자 규모를 15%가량 줄이겠다고 발표하는 등 광산기업 앵글로아메리칸, 콜트텔레콤 같은 영국 기업들이 모두 투자계획 축소 방침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할인.소매 업체 막스앤스펜서는 투자 계획을 올해 850만 파운드에서 700만 파운드로 이미 축소했고 내년에는 400만 파운드로 줄일 계획이다.
영국 외에 최근 대규모 투자계획 축소 방침을 발표한 기업은 소니와 핀란드의 제지회사 스토라 엔소 등이 있다.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스콧 바브카는 투자은행 근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해본 결과 전 세계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설비투자 규모를 5~10% 줄일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특히 광산과 정유, 가스 등 에너지 부문은 설비투자를 전체 기업 평균보다 더 큰 폭인 10~20%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점점 더 많은 기업이 설비 투자 예산을 줄여갈 것"이라며 "회복의 기미가 있으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은행과 기업, 가계가 모두 현금을 꽉 쥐고 지출을 대폭 줄이는 상황에서 유일한 대안은 정부 지출의 확대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필립스의 최고재무경영자(CFO) 피에르 장 실비뇽은 "지금은 그 어떤 기업에도 현금이 왕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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